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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사랑 ㅣ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휴~~우~~~'
일단 가슴 한 켠의 스잔한 마음을 한숨 한번 내뱉고 시작하고자 한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작가 리처드 콜리어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동전을 던져 나온 방향으로 무작정 여행을 떠난며 시작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찾게 된 델 코로나도 호텔...그 호텔 역사관에서 어느 아름다운 여인의 사진을 보게되고, 운명처럼 그 사진속의 여인에게 빠져든다. 그녀는 이미 1953년에 죽은 유명 배우인 엘리스 메케나...
그녀에게 빠져들수록...그녀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그녀가 사랑한 남자가 바로 미래에서 과거로 간 자신임을 깨닫는다. 너무나도 갈구하고 굳게 믿으면 자신이 원하는 과거 시점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안 리처드는 운명의 여인을 찾아 75년 전의 과거로 여행을 시작한다.
과연 리처드는 과거의 여인을 만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7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 넘어 그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
(여기 까지는 책 소개에 거의 나온 이야기이니 짧게 끝내고...)
처음으로 접하는 환타지 소설...
나는 지금까지 환타지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다...거기에 로맨스까지...오우 노! 이건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닌데...
소설이야 원래 픽션이지만 그래도 너무 황당한 환타지 보다는 현실적인 스릴러에 푹 빠져 있던 나에게...환타지는 솔직히 관심이 가지 않던 장르였다.(물론 스릴러 중에도 황당한 액션이나 설정 등이 나오면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도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된 단 한가지의 이유는 바로 리처드 매드슨! 단지 그 이유 하나였다.
과연 리처드 매드슨의 시공을 초월한 환타지 러브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까? 특히 시간여행의 매체...매드슨만의 그 기막힌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가? 더 궁금했다...그러나, 그런 나의 생각은 시작부터 잘못되었으며 그 잘못은 이 환상적인 소설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진정으로 바라고 진실한 마음으로 갈구해서 과거로 간다는 좀 황당한 시간여행의 매체가 내겐 더욱 더 가슴 깊이 다가왔다.
단 하나의 사랑...
단 한번의 사랑...
서로의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사랑...
남은 자의 그 한없는 기다림과 외로움...
그래도 결코 바꿀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그런 사랑...
리처드 매드슨 자신이 '내가 쓴 작품 중에 가장 최고다!' 라고 한 이 소설...
정말이지 문장 하나 하나에 녹아 있는 위트...환상적인 스토리...현실과 과거의 대비 등 모든 것이 감탄 아니 존경 그 자체였다. (리처드 매드슨, 당신이 바로 전설입니다!!)
지금 나도 리처드 처럼 구스타프 말러의 4번 교향곡을 듣고 있다. 리처드가 가장 쉽고 편안한 곡이라고 해서...(말러의 교향곡 10곡과 리처드의 감정을 교묘히 매칭시키는 점을 찾아 들어보는 것도 대단한 매력이다)
근디 뭐가 쉬운지...아! 나의 한계...(그래도 난 듣고 있다...클래식을...이게 어디냐?? ㅠㅠ 그냥 영화나 빌려 봐야겠다...)
그리고 이제 팔십 넘은 할머니를 유심히 보고 다녀야 할 것만 같다. 혹시라도 나를 유심히 쳐다보지는 않는지!! ^^;; 만약 내가 못알아 본다면 얼마나 실망할까? 내가 먼저 가서 물어 볼까..."당신이에요?" 라고...후후
마지막으로...그래도 스릴러 매니아인 만큼 나만의 상상을 추가한다면...
엘리스가 1896년 11월 20일, 호텔 델 코로나도에서 <젊은 목사>를 시연한 후 목장에서 열달간 은둔생활 끝에 1897년 9월 뉴욕에서 <젊은 목사>를 상연하였다...물론 이 얘기가 책에서는 리처드가 갑자기 사라진 후 상실감에 그럴 것이라고 암시하지만...
내 생각에는 '혹 엘리스가 임신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리처드와의 하룻밤을 보낸 후 만 9개월인 1897년 8월에 출산하지 않았을까?
더 나아가 추론해 보면 그 아이는 딸 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딸은 바로...콜리어의 어머니!!!
1971년에 콜리어의 어머니는 73세라고 나온다. 1897년 8월생이 1971년 11월이면 만 74세...놀랍지 않은가?? ^^;;
물론, 모순도 많다.
그 딸은 어디에 입양이 되었다던가...(엘리스 어머니와 매니저 로빈슨을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 입양되면서 4개월만 호적(미국의 경우 뭔지 모르지만 그냥 넘어가자...ㅠㅠ)에 늦게 올라갔다면??? 그렇다...그러면 엘리스는 리처드의 외조모인 것이다!
그러나...위의 상상이 말이 안되는 점은 56년을 기다린 엘리스가 리처드의 아이를 절대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거다...배우라는 직업을 버릴지언정...^^
그냥 나의 환타스틱한 상상이었을 뿐...존경하는 리처드 매드슨과 그 작품에 조금이라도 티를 남기고자 함이 아님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상상은 상상일뿐!! 오해하지 말자!!)
뱀다리...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사랑의 은하수> 라고 상영되었는데...아! 이름이 이게 뭔가? 그에 비해 <시간 여행자의 사랑>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해 준 노블마인께 우선 감사드리고(^^), 또한 따뜻하고 쓰잔한 사랑 얘기를 완벽하고 멋지게 번역해 주신 김민혜 번역가, 오타 및 띄어쓰기 하나 틀리지 않은 교정과 편집을 해주신 여러 관계자분께 좋은 책 잘 보았다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