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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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을 뭐라고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나 쉽게 표현할 수가 없다. 배수아의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는 미로 속에 갇힌 소설이다.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 작품은 마치 하루 동안 대여섯 개의 꿈을 꾸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기억을 되짚어보니 그 꿈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모양새를 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줄거리라든가, 서사라든가 하는 것은 이 작품에 있어 전혀 의미가 없다. 인물들의 세부 묘사를 하는 구절들이 두번 혹은 세네번씩 반복되는데 그러한 반복으로 인해 인물의 구분에 있어 혼동을 느끼게 된다.

 

 

"멀리 떠나지 말아요, 단 하루라도, 왜냐하면/왜나햐면…… 하루는 길고/나는 당신을 기다릴테니까",

 

"숱 많고 검은 머리칼은 등 뒤에서 하나로 묶었고, 치맛자락 아래 드러난 맨발은 삼베천을 거칠게 꼬아 만든 샌들을 신고 있었다"

 

"남자는 마른 얼굴에 안와가 동굴처럼 움푹 패었으며 입술이 바삭 말라 있었다. 흰자위를 가로지르는 붉은 실핏줄이 무서울 만큼 선명하게 보였다."

 

 

위와 같은 구절들은 인물이 달라짐에도 반복 묘사된다. 결국 등장하는 대부분의 남자는 한 인물로 귀결되며, 주인공 '아야미'역시 '여니', '마리아'등의 한 인물로 귀결되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나는 배수아 작가의 글에서 마치 산문시같은 느낌을 받았다. 의식의 흐름을 풀어써내는 과정은 짧은 순간 순간들을 포착해 그 순간의 느낌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깊은 관찰의 면모를 드러나게 하였다. 그러나 초반부에 그런 흐름을 감당하지 못한 나는 집중력을 잃고 책을 두어번 덮어버렸다. 조금 정신없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기 마련이었는데, 그런 순간을 견뎌내고 다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었다. 나는 읽으면 읽을수록 책에 만족을 느꼈는데, 이는 근래의 내 정신상태를 대변해주는듯 한 글이었기 때문이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데 뒤섞여 돌아가는 모양새였다. 입구도, 출구도 없는 미로의 한복판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을 한 음절로 줄이자면 '꿈'이다. 읽다보니 문득, 4년전 쯤 읽었던 은희경 작가의 소설이 생각난다. 그때는 이 '꿈'이라는 것이 가지는 비현실적, 비가시적인 세계를 읽는 것에 매우 혼란스러워 하며 적응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잘 읽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책을 읽는 때, 시기'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긴 한 모양이다.

 

 

아무튼 꿈을 두 음절로 늘이자면 '몽상', 그리고 이 소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망상'으로까지 치닫는 느낌이긴 하지만, 개인의 무의식세계 내에서 억압되어있던 욕구들이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훌륭히 표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꿈이랑 상관 없이 마음에 드는 구절들이 등장한다. 세상에서 외면당하거나, 혹은 세상 속 타인을 설득하지 못하는 이들을 표현하는 다음과 같은 구절.

 

 

_p. 58 ; (시인의 필명 '김철썩'을 두고)

"자신의 관 위로 흙을 퍼붓는 소리랍니다."

"그는 이런 말도 하더군요. 자신은 타인을 설득하는 일에 한 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래서 항상 뭔가 말을 걸면, 그 대답으로 세상은 흙을 한 삽 떠서 그의 무덤에 퍼부었다는 거지요. 그래서 자신은 깊이깊이 묻히게 되었다고, 그렇게 말한 다음 그는 염소처럼 매에거리며 길게 웃었습니다."

 

 

_p. 60 ; "그건 바로 내가, 그들을 처음에 한심하게 바라보았던 나 자신이야말로 타인을 설득하는 데 항상 실패해온 한심한 자라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곧 그들이었던 셈이죠. 나는 그날 잘못된 자리에 잘못된 사람들과 함께 앉아 있었던 것이 아니에요. 그들이 곧 나 자신의 환영이었으므로, 혐오하는 것 말고 나에게 다른 대책이 남아 있지 않았던 겁니다. …"

 

 

 

이 책은 결국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그것을 지금도 딱잘라 어느 것 하나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내면의 혼란을 아주 잘 드러내 주었다는 점, 소설속 문장들이 욕구 분출의 한 통로가 되었다는 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부류"(작품 속 구절)를 어떻게든 보이게 만들려 노력했다는 점은 이 작품이 끝내주는 서사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느끼게 해주는 이 책만의 특징이 되었다.

 

 

특히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두 인물이 서로가 서로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당연스레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착각에 불과하며 오히려 소통이 단절될 뿐 아니라 왜곡되고 있었던 점에 강하게 끌렸다. 나도 항상 타인을 대할 때 그들을 이해하고 배려해준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우리 사이에 '유리문'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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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공식 리뷰단 1기 강정민.

다섯 번째 도서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책은 지원받아 읽었지만 서평 내용은 온전히 저만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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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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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 문학을 읽고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어른이 청소년 문학을 읽지 말란 법이 어딨냐마는, '청소년 문학'이라고 규정지어진 책은 발을 내딛기에 조금 쑥스럽고 머쓱한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상 청소년 문학에 대한 청소년들의 수요가 낮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나만해도 그랬다. 그나마 중학교까지는 책을 좀 읽었었는데, 고등학교때는 삼년 내내 수업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읽은 책의 권수를 꼽자면 열 손가락 안에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어도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무협지를 읽거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만 주구장창 읽었다. 대학 입학을 위해, 수능 공부와 내신을 위해 교과서와 문제집은 몇 십, 몇 백권씩 보지만 그외의 독서시간을 내자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른것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마음아픈 현실. 안타깝다.

 

 

 

 

 

 달려라 돌콩! 책 제목이 참 깜찍하다. 표지 그림을 보고있자니 갑자기 내가 순수해지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듯한 기분도 들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아주 오랜만에 날 눈물짓게 한 소설이었다.

남자이지만 키 159 센티미터 몸무게 46킬로그램의 아주 왜소한 주인공. 몸집이 작으니 괴롭힘도 많이 받고, 자격지심도 심한 것 같았다. 늙은 부모님도, 복잡한 가정사도, 불안한 가정 경제도, 작은 몸집도, 성의없이 지어진 자신의 이름조차도. 주인공 오공일은 자신을 둘러싼 그 어느 부분도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점이 너무 마음을 아프게했다. 내 주변의 아무것도 사랑할 수 없다면 얼마나 적진 한가운데에 홀로 놓인듯한 기분이겠는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유조차 대지 못하고 어린나이에 꾸역꾸역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공일이는 온 몸에 바짝 가시를 세우고는 공격 아니면 방어태세만 하고 있었다.

 

 

 

 때론 인생의 기류가 인간을 예기치 못한 곳에 데려다주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 번쯤은 꼭 발생하는 그런 일. 흔히들 '기회'라고도 말하는 그런 일들 말이다. 우리의 왜소한 주인공 공일이가 그랬다. 목장의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소 '우공일' 과의 유대감 형성도 그러했다. 억지로 넘겨받은 채찍도, 우연히 들은 '기수 아니냐'는 말도 그러했다. 이 모든 것들은 주인공 공일이가 드디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게 만들기에 이른다.

 

 

 

 참 재미있는 점이 있다. '기수'라는 확실한 목표를 정하기 전까지, 공일이의 몸집은 남자로서 자신을 한없이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제 몸을 좋아하지도 못하고, 키 크고 덩치 좋은 것을 부러워하기만 하던 공일인데 기수를 결심하고 나서부터는 자신의 몸에 대한 그런 부정적 느낌이 사라진 것이다. 바로 여기서, 누군가 정한 완전과 불완전의 개념이 완벽히 뒤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수에게 있어 공일이의 체격 조건은 완벽 그 자체였으니까.

 

 

 

 작은 것, 왜소한 것, 약한 것. 이런 조건들은 우리 사회 뿐 아니라 실은 생태계 전체 내에서 보았을 때에도 미숙한 것, 도태된 것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놓아버린채 먹히는 것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모두에게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인생의 기류를 타고 살며시 내게 접근해온다는 것, 그러니까 너무 일찍 포기하지 말라는 것을 이 책이 아주 강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인간 존재의 미숙함을, 빈틈을 쏙쏙 채워나가고 있는 주인공에게서 아주 큰 위안을 받았다.

 

 

 

__ 본문에 인용된 들꽃목사, 달팽이목사로 널리 알려진 김민수 님의 '돌콩'에 대한 글

 

 

「작다고 얕보지 마라. 내 안에서도 천지의 모든 기운이 들어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가녀린 줄기라고 안타까워하지도 말아라. 한 번 잡으면 내 몸이 끊어지기까지 놓지 않는다. 너희는 언제 이렇게 목숨 걸고 무언가를 잡아본 적이 있는가? 이렇게 단단하게 익어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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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공식 리뷰단 1기 강정민.

네 번째 도서 『달려라 돌콩』

책은 지원받아 읽었지만 서평 내용은 온전히 저만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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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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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1, 2』

 

영미권 장르소설 비평가와 편집자들이 선택한 단편 컬렉션.

이지연 옮김

출판사 : 자음과모음

출간일 : 201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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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마음에 든다. 처음엔 표지 디자인이 저렇게 합치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리뷰를 쓰려고 사진을 찍다가 발견해내고는 '우와-!' 했다. 이 책의 제목인 『밤과 낮 사이』는 이 책 속의 단편들 중, 톰 피치릴리의 <밤과 낮 사이>라는 작품에서 따온 모양이다. 그 작품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전체적인 책의 제목으로 삼기에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밤과 낮 사이'. 그 시간대에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워낙 책 자체를 밤에 읽기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읽다보면 새벽이 지나도록 모른다. 그만큼 손을 떼는 것이 아쉽다. 책이 두꺼워 무거운 편인데도 지하철에 서서 들고 읽었다. 단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워낙 각각의 작품들이 빠르게 진행되어서 읽는 도중 휴지를 두고 싶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단편문학을 매우 좋아하는데 단편집 리뷰를 쓸 때에는 참 난감하다. 작품 수마다 리뷰를 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각기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들인데 한데 뭉뚱그려 말하기도 참 싫다. 『밤과 낮 사이』는 1, 2권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시리즈물은 아니라서 각기 따로 리뷰를 작성할까 하다가 그냥 한번에 끝내기로 했다. 따로 하기엔 두 책의 그림 속에 매달려있는 여자가 반으로 찢어지는 느낌이라서.....

 

 

1권) 그들 욕망의 도구 / 밤과 낮 사이 / 책 제본가의 도제 / 스킨헤드 센트럴 / 심숭생크스 여사 유감 / 첫 남편 / 운이 좋아 / 아버지날 / 개 산책시키키 / 모자 족인 / 뱁스 / 죽음과도 같은 잠 / 즐거운 응원단 / 교차로 / 악마의 땅 / 킴 노박 효과

 

2권) 완벽한 신사 / 약삭빠른 갈색 여우 / 돼지 파티 / 장밋빛 인생 / / 애국적 행위 / 피부와 뼈 / 오 양의 정반대 /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조너스와 요부 / 길거리의 개들 / 색 오 워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골라놓고 보니...대다수가 살인과 관련된 작품들이다. 재밌게 읽어놓고는 이제와서 무섭다. 가뜩이나 흉흉한 세상인데 말이다. 세상이 흉흉해지고, 온갖 신종 범죄가 등장하는 것과 비례해서 미스테리, 스릴러 등을 다루는 장르문학 속 상상력도 점점 풍부해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읽을 수 밖에 없는 엄청난 매력을 지닌 작품, 장르문학이란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책 겉옷 벗기기. 책의 앞, 뒤로 원제가 분리되어 써있다. 그냥 깔끔한 속표지)

 

 

 

1권 中 ★ <밤과 낮 사이> - 톰 피치릴리

 

 

가장 다루고 싶은 작품은 역시 책 자체의 제목과도 같은 톰 피치릴리의 <밤과 낮 사이>라는 작품이다.

 

_p. 35 & 66 ; 사람은 창졸간에 나머지 인생 전체의 방향을 결정할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어떤 행동을 했다가 그만 영원토록 지옥의 낙인이 찍혀 저주를 받을 수도 있다. 단 한 차례 실수를 저지름으로써 양심을 팔아넘길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하고도 일이 제대로 되게끔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야기 초반에 등장했을 때 한참을 곱씹었던 말인데, 후반부에 가서 또 한번 나오는 것이 아닌가. 내게 작품속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을 꼽으라면 저 부분이라 하겠다. 이유는, 같은 구절이지만 초반에 저 말을 머릿속으로 되뇌일 때와 후반부에 되뇌일 때, 작품속 화자의 인식과 태도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초반부, 희생정신을 발휘해 위험한 일에 뛰어들어 남을 구할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던 화자는 지옥의 낙인을 찍히기 싫었던 모양인지, 아니면 양심이 뾰족했기 때문인지 잠깐의 고민 끝에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어든다. 양심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후반부의 화자는 비슷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지만 조금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 또다시 생(生)을 선택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때까지 그리 긴 시간이 놓여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안에 인간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내면의 모습을 얼마나 많이 탈바꿈하게 되는 것일까.

 

 

처음엔 자신의 실수로 아이를 잃을 용기에 처한, 멍청한 남성에 주목했었다. 그의 어리석음과 이기심, 세상에 태어나 고마움이라는 감정을 한번도 느껴보거나 표출해보지 못한듯한 성미, '적반하장도 유분수' 혹은 '뭐 낀 놈이 성낸다'와 같은 말들을 떠올리게 하는 언행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이 멍청한 남성은 일종의 촉매제 같았달까. 그 어리석고 고약한 성미의 남자는 어둠과 빛, 그 양면의 모습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버리는 화자를, 그를 포함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적 나약성을 보여주기위한 촉매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권 中 ★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빌 프론지니

 

 

나름의 심사 숙고 끝에 각 권에서 제일 다루고 싶은 작품들을 뽑아놓고 나니, 통하는 부분이 있다. 양심을, 갈대같이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이랄까. 차이점이 있다면 <밤과 낮 사이>에서는 화자가 무언가 '선택'을 했다는 것이고, <메리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에서는 그 선택의 문제를, 책임과 양심의 가책을 독자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 정도이다.

 

 

_p. 370~371 ; 나는 준법 시민이다. 언제나 올바르게 살려고 애쓰고, 언제나 정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일어나지도 않은 범죄의 대가로 죄 없는 사람이 감옥에 들어가 있는 것은 절대 올바른 일이 아니다. …

하지만 보안관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아무것도 없다. 그게 문제다. 메리 도스가 생존해 있고 털리가 누명을 썼다는 증거가 없이는 아무 일도 못한다. 그런데 난 그에게 갖다 줄 증거라고는 실오라기만큼도 갖고 있지 않다. 입증되지 않은 '만약'과 '혹시라도'만 잔뜩 품고 있을 뿐이지.

그리고 내가 박사에 대해 오해했을 수도 있다. 오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박사와 나눈 대화가 있는데. 하지만 그래도 오해일 수는 있는 거다. 박사의 훌륭한 평판을 더럽히는 일이 정의롭다고는 할 수 없지 않나, 안 그런가? 정말이지 내 양심에 그런 가책을 지고 싶지는 않다.

 

 

정말이지 우스운 부분이다. 자신의 양심을 대함에 있어 교묘하게 가책의 철조망 사이를 빠져나가려 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 일인지 뻔히 알고 있었고 계속 알고 있으면서도 그를 외면하고 회피하려한다. 한 마디로 '자기 합리화'에 빠지는 것이다.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상황을, 태도를 정당화 시키려는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지만 맘대로 비웃을 수 없는 이유는, 나 또한 저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얼마나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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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르 문학속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로맨스 등의 이야기 모티브는 인간으로부터 비롯된다. 나는 이러한 장르문학들이 그 당시를 살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같은 특성이 바로 장르문학이 아슬아슬하고 위험해보이는 이유이자, 사람들이 장르 문학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이유일 것이다. 겉보기엔 일상과 멀어보일지 모르나, 실상 알고보면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기에.

 

 

 

 

 

센스를 발견했다! 겉표지 안쪽의 모서리가 위아래 모두 다 안으로 살짝 들어가있다. 구겨지거나 접힐 염려도 한층 덜 수 있는 깔끔한 마감처리 마음에 든다. 이제는 겉표지 벗기는 걸로 모자라서 이런것까지 보고있다.

재미있는 단편 작품들을 몇 주만에 잔뜩 접했더니 기운이 난다. 으쌰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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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공식 리뷰단 1기 강정민.
세 번째 도서 『밤과 낮 사이』
책은 지원받아 읽었지만 서평 내용은 온전히 저만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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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신지원 옮김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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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득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 화가 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것 저것 하는 것을 좋아했다. 미술도 배웠고 바둑도 배웠다. 피아노를 배우며 작은 연주회도 나갔었고 수영도 상급반까지 다녔으며, 태권도도 빨간 띠까지 다녔다. 컴퓨터도 배웠다. 속셈학원만 안다녔을 뿐이지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은 부모님께서 모두 시켜주셨다. 단 조건은, 두 개를 동시에 할 수는 없었다(부자가 아니니까)는 것. 그래서 새롭게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 하고 있던 것을 관두어야 했다.

 

 

나는 이것 저것 욕심은 많았다. 흥미를 느낀 일이나 재밌는 일을 배울 때에는 그것들을 곧장 잘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내게 그 각각의 재능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꽂히면 눈에 불을 켜고 했다. 하지만 내겐 중요한 한 가지가 없었다. 바로 '끈기'였다.

 

 

 

 

 

 

 

나는 매번 진득하지 못한 내게 화가 났다. 고집은 세면서 끈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니, 하며 자책한 날들을 어찌 다 셀 수 있겠는가. 물론 지금은 많이 진득해졌다. 이는 아마 어른이 되면서 겁쟁이가 되어서 그런지, 놓아버리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을 제 때에 해보았고, 그를 통해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비록 그 당시에는 끈기도 없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아이였을지는 모르나, 지금은 그 경험들이 고맙다. 그 많은 경험들 덕에 내가 좋아하는 것, 나한테 맞는 것들을 하나 하나 찾아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다양한 일들을 해온 한 여성이 있다. 이 책『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의 저자 아리카와 마유미다. 이 책에서 가장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부분은 책의 제목이 아니다. 바로 '거쳐간 직업만 47개'라는 부분이다. 이제 마흔을 넘긴 그녀는 이미 저 많은 수의 직업들을 다 겪어오며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인생 항로를 개척해왔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직업을 갖게 되면서 그 일이 자신과는 잘 맞지 않아 그만두고 이직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마흔 번 넘게 직업을 바꾼 사람은 정말이지 흔치 않다(요즈음 우리나라의 상황으로 보자면 중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니까 그것들을 다 세면 훗날 이 정도 수의 직업을 거친 사람이 꽤 나올 수도 있겠다만). 비슷한 분야에서의 이직도 아니다. 그녀가 거쳐온 직업들은 슈퍼마켓 계산원, 당구장 직원, 유니클로 점장, 기모노 강사, 신문사 편집자, 엔카 가수 매니저, 웨이트리스, 바텐더, 가정교사, 웨딩코디네이터, 프리랜서 카메라맨, 프리랜서 작가, 호스티스, 상점 모니터 요원 등 서로 연관없는 일들이 많이 있다.

 

 

처음 이 책을 딱 접하게 된 사람들은 '뭐야, 이 여자 왜 이렇게 끈기와 책임감이 없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더불어 '와, 능력이 이렇게나 다양하단 말이야? 할 줄 아는 게 저렇게나 많다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같은 경우에는 위의 두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결과적으로 아리카와 마유미는 요령을 남들보다 일찍 터득하지 못했을 뿐이고, 인생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많은 체험을 하게 된 것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늦은 것이 아니라 조금 느릴 뿐이었다는 것을 그녀는 다양한 사회 생활을 통해 깨우쳤다.

 

 

 

 

 

 

사회 생활을 하며 스스로 터득한 것, 직장이나 해당 분야 내 '잘나가는 여자'들의 가르침을 통해 배운 요령들을 이 책의 25개의 챕터를 통해 간결하게 잘 드러내고 있다. 그녀가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한 만큼 독자들에게 해줄 이야기가 많다는 말이 된다. 얼마나 에피소드가 많이 있겠는가. 즐거웠던 일, 슬펐던 일, 짜증났던 일, 억울했던 일, 뿌듯했던 일 등 많은 에피소드들을 이 책을 통해 간접 경험하며 소위 '눈치 있는' 사람, '융통성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책이 아닐까 싶다. 직장 내에서 혹은 그냥 일상 생활 내에서 눈치없다고 핀잔을 많이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가장 추천 해주고 싶은 책이다. 어려운 말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무거운 내용의 자기 계발서와는 달리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둘 수 있겠다.

 

 

책의 많은 내용 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 부분이 있다. 아리카와가 결국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세상을 이렇게 넓은 눈으로 볼 줄 아는 안목과 태도, 그 마음가짐에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던 부분이다. 사소한 일에 쉽게 욱하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이렇게 이해해줄 줄 아는 마음. 이 책과 책의 저자를 소개하는 데 아래의 글이면 충분하지 싶다.

 

 

_p. 127~

 

Difference - 나와 다른 점을 좋아한다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있어요.

여러 가지 생각하는 방법이 있어요.

여러 가지 살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각기 다른 사람들.'

 

그래서 더 좋아요. 그래서 더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어요.

 

세계를 여행하면서 지금까지 나에게는 당연했던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많은 사람이 시간을 지키지 않습니다. 아니, 지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약속을 잊어도 아무렇지 않죠.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들의 '약속' 개념은 우리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지만 그리스 사람들에게 '내일 3시에 만나자'라는 말은 '약속'이 아니라 '내일 3시쯤 만나고 싶다'는 '희망 사항'입니다.

이 점을 알게 되자 마음이 꽤 편해졌습니다. 정말로 만나고 싶다면 두세 시간 전에 전화해서 '우리3시에 만나는 거야'라고 확인하면 되는 거였어요.

'어째서 이 나라 사람들은 약속을 안 지키는 걸까?'

내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최우선은 지금 이 순간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싶다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이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 잊어버리게 되죠.

 

외국에서 살면 그들과 나는 '다른 점'투성이에요. 하지만 다른 부분들을 '웰컴!' 하며 기쁘게 받아들이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더 깊게,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의 인간관계도 똑같아요. 상대방을 나랑 다르다고 선을 긋고 멀리해버리면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책 사이즈가 작아 가방속에 넣고 들고 다니면서 심심할 때 꺼내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다만 제목이... 나도 그렇고 주위 친구들도 이구동성으로 말했지만 지하철에서 들고 읽기에는 조금 창피하다는 의견이 있다.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라니. 마치 내가 너무나 '못'나가고 '안'나가는 찌질한 여성이어서 그 비법을 담은 책을 몰래 숨어서 보는 듯한 느낌이다. 아무리 내가 현재 '잘나가는'여성은 아니라지만, 내 자신을 부족한 여자라고 낮추어서 광고하고 다닐 자존심 없는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점에서 제목에 아쉬움이 남는다.

 

 

 

한 가지 더. 처음의 몇 페이지만 컬러 사진이고 나머지는 모두 흑백 사진인 것이 아쉽다. 글에 어울리는 사진들을 함께 수록한 형식의 에세이인데 사진의 느낌을 더욱 살려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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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공식 리뷰단 1기 강정민.

두 번째 도서 『지금부터, 잘나가는 여자』

책은 지원받아 읽었지만 서평 내용은 온전히 저만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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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변하기로 했다 - 사회 생활에 지친 당신을 위한 선배의 코칭
허은아 지음 / 이지북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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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다. 기운이 하나도 없이 전화를 받은 친구의 목소리는 낮게 잠겨있었다. 무슨 일이냐는 내 물음에 친구는 직장 내에서 있었던 억울한 사연을 미주알 고주알 늘어놓았다. 동조는 해주었지만 내가 그녀를 온전히 이해하고 동감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친구 자신도 안다. 직장생활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꽤나 해온 나나 다른 친구들이지만, 상황이 다르니 내색은 할 수 없다.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 유독 혼자만 이른 나이에 본격적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그 친구는 만날 때마다 이런 말을 했다.

"너네도 얼른 진짜 사회 생활을 해봐야 해. 지금은 절대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걸."

 

 

한없이 밝기만 했던 친구가 직장인이 되고서는 얼굴에 먹구름을 달고 사는 모습이 안타까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 푸념을 들어주지만 진정한 편이 되어주지는 못해서 미안했던 적도 수없이 많다. 매번 힘든 일이 있을 때면 화장실에 숨어 혼자 눈물을 쏟아내고는, 자주 우는 자신이 아직 어린애같다며 한탄을 하는 그 친구에게 이제는 이 책을 추천해 주어야겠다.

 

 

 

 

 

요즈음에는 스타 강사분들도 많고 멘토링을 담은 자기 계발서들이 많이 있다. 그 많은 자기 계발서 가운데 이 책의 차별성을 굳이 꼽자면, '구체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대다수의 청년층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직장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멘토링으로 볼 수 있다. 사회 생활에 지치고, 직장 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어주는 책이다. 희망은 둘째치더라도, 적어도 현재 직장내 '나'의 모습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책의 챕터는 위와 같이 크게 6개로 나뉘어져 있다.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부터, 대리, 과장, 그 쯤되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직, 그리고 팀장에서 CEO에 이르기까지. 각 직급에 맞게 자세히 멘토링을 해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맞춤 메뉴얼이라는 점에서는 좋지만,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책이 이런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각자에게 도움될만한 부분이 협소해 보일 수 있다. 신입사원이라면 STEP 1 부터 STEP 6 까지 모든 내용을 지침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CEO에게 그 앞 단계의 내용이 과연 필요할까? 싶은 것이다. (물론 내용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책을 고르는 독자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를 고려한 것이다.) 책을 구성함에 있어 '직급'별로가 아니라, '직무'별로 나누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책에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는데, 직장인이 아닌 나에게도 STEP 3 이상의 내용들까지 모두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 생활이라는 것은 나 혼자서만 잘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각종 오해에 둘러싸일 수도 있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인해 이미 상사의 가두리 안에서 내쳐졌을 수도 있다. 요령이 부족해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했어서, 혹은 상사가 조금 유별나서. 이렇게 매번 상사와 충돌을 일으키는 이들을 위한 비결이 실려있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STEP 2. '남성 상사에게 신뢰를 얻는 비결' 부분에서는 상사의 유형을

 

1) "도대체 넌 왜 이래?" - 툭 하면 화부터 내는 상사

2) "놀기만 하면 되겠어?" - 워커홀릭인 상사

3) "이건 했어? 그건 어떻게 되고 있어?" - 잔소리가 많은 상사

4)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 우유부단한 상사

 

로 나누고, 각 유형별 응대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뭐 결국엔 이런 면에서 조심하고, 저런 면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기는 했지만.

 

 

 

 

만약 내가 신입사원이라면, STEP 2 까지는 읽으면서 한숨이 나올 것이다. 저 직위에서는 어차피 소수의 사항들에 대한 거절과 거부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랄까. 어차피 다 자신 스스로가 납득하고 받아들여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알게 될 뿐이다. 그러나 STEP 3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금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가능해 진 것이다. 그러니 이때부터는 신이나기 시작하며 내용에 더 관심이 간다.

 

STEP 3. '과장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달라야 한다.' 부분에서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는 5단계 방법

1단계 : 질문한다

2단계 : 맞장구를 친다

3단계 : 말 속 핵심을 찾는다

4단계 : 잠시 침묵한다

5단계 : 요약을 잘해야 한다

 

이렇게 각 단계에서 대화의 예시와 설명을 곁들인다. 비단 좋은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과장만을 위한 것일까? 이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직급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요구되는 대화법 일 것이다.

 

 

 

 

 

제 멋대로 결론을 내려볼까?

 

뒷부분에도 끊임없이 '대화', '설득' 등의 키워드와 함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들이 많이 제시된다. 그렇다면 작가가 '직장인 사춘기'에 빠진 여성들을 구출하기 위해 멘토링 해주는 내용 중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화법'이 아닐까 싶다. 상사를 향한 화법, 프레젠테이션 등 중요한 자리에서의 화법, 부하직원들을 향한 화법 등. 사회를 변화시키거나 직장을(혹은 직장 분위기를) 바꿀 것이 아니라면,『나는 변하기로 했다』에서 직장 여성들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중요한 지점은 '의사소통 방법'일 지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책을 읽어보고는 '우와, 이 저자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잘 파악하지?'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국내 최초 글로벌 이미지 전략가란다.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고 분석을 잘 하는 것이 당연한듯.

그나저나 이 책 집에 고이 모셔놓고는 신입 때 한번, 대리 때 또 한번, 과장 때 한번, 이직할때도 또 한번 펼쳐 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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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공식 리뷰단 1기 강정민.

첫 번째 도서 『나는 변하기로 했다』

책은 지원받아 읽었지만 서평 내용은 온전히 저만의 생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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