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울 1인 기업가가 되다 - 창업과 세금 이야기 개인사업자 편
류충열 지음 / 유심(USIM)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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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문에 벤자민 프랭클린이 남겼다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세금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인 듯하다. 특히, 직장인들은 유리알 지갑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월급에서부터 빠져나가지만, 1인 기업을 비롯한 사업자들은 세금 문제가 만만치 않다. 상식적으로 소득세와 부가세 정도의 단어를 들어보기는 했지만, 막상 언제 몇 번을 내야 할지 어떻게 산정을 해야 하는 것인지 막막한 경우도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세무사무소에 대행을 맡기는데, 설명을 들어도 뭔가 찜찜하고 내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다. 서점에 가서 책을 들춰 보기도 하지만, 알 수 없는 전문용어와 숫자들의 늪에서 허우적대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세무 소설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형식의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세무 소설이라니, 그런 딱딱한 주제로 소설이 가능할까? 목차를 펼쳐보니 세금과 상관없는 제목들이 눈에 띈다. 첫 제목은 고해(苦海). 세금이 그렇게 고통스러울까? 본문을 펼치니 태울이라는 익숙지 않은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하고, 열정을 바쳤던 회사로 출근하는 게 아니라 갈 곳 없는 발길을 도서관으로 향하는 서글픈 현실과 마주한다. 그렇다, 이 책은 자신의 뜻과 다르게 회사를 나와야 했던 주인공이 아픔을 딛고 1인 기업가가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세금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들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주인공이 처음부터 세금의 전문가였던 것은 아니었다. 비록 건강까지 희생해 가며 이사의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그도 결국에는 직장인 중의 한 명이었다. 그랬던 그가 회계사 친구의 조언과 1인 창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씩 세무에 눈을 뜨게 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창업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세금의 문제들을 함께 해결한다. 게다가 우리의 통념을 깨뜨리며 탈세의 유혹에도 빠지지 않고 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올바른 기업관을 가진 사업자로 가는 길을 함께 한다. 편법이 아닌 정도의 길로 안내할 수 있었던 까닭은 20여 년간 회계/세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쉽게 읽히면서도 재미있다는 점이다. 소설이 아니었다면, 세금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을까? 우리는 그냥 주인공 태울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고민하며, 뿌듯해하면 된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사동을 걷는 태울의 에필로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얘기는 소설이지만, 지금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창업을 준비하고 이뤄낸 수많은 1인 기업가의 실화일지도 모른다. 즉, 얼마든지 이 책을 펴 든 독자들의 현재이자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먼저 어렵고 힘들지만 자신의 소명을 찾아 떠난 주인공 태울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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