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 대디? 슈퍼 대디! - 돌싱일기 남자편 돌싱일기
이창영 지음 / 유심(USIM)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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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친한 친구에게서 '이건 너한테만 하는 얘기야' 같은 고백을 받은 느낌이다. 돌아온 싱글, 돌싱. 2017년 대한민국에서 전혀 낯선 단어도 아니고, 이제 주변에서도 가끔 다시 솔로가 된 지인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그 삶이 어떤지 묻기에는 여전히 껄끄럽다. 저자가 얘기한 것처럼, 무언가 나에게도 선입견이 있었다. 일상적인 삶과는 다른, 무언가 과거의 아픔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또 다른 시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있었다. 동정 어린 시선으로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선입견을 시원하게 날려주었다. 물론, 저자의 삶이 아내와 아들이 있는 나의 삶과 같지는 않지만, 모든 가족들의 삶이 같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몇 가지를 제외하면 싱글 대디인 저자도 아들의 미래를 걱정하고, 아들과 잘 지내고 싶고, 어머니의 잔소리를 싫어하고, 이성에 대해 눈길을 주는 대한민국의 중년 남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돌싱남이 썼다고는 하지만, 홀로 사는 삶을 무조건 아름답게만 포장하지는 않았다. 이혼의 절차에서 가슴 아픈 상처를 주고받았고, 주변의 대다수 이혼하지 않은 가족들의 삶과 끊임없이 자신을 비교하며 위축되거나 자책하기도 했다. 또한, 아들의 학교를 찾아가고 집안일을 수행하며, 엄마이자 주부였던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이혼한 지 14년이나 되었음에도 아직까지도 싱글인 것은, 그만큼 재혼에 대한 책임감과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이 책은 유쾌하기도 하다. 유부남이라면 한 번쯤 꿈꾸었을 것들인데, 아내의 눈치를 안 보고 마음껏 모임에 참석하고, 예쁜 여인들에게 마음껏 눈길을 준다. 요즘 유행어로 좋아하는 이성과 몇 번 '썸'을 타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이 책에 돌싱으로서의 일희일비를 솔직하게 모두 털어놓았다.

이 책은 돌싱을 예찬한 책도, 이혼에 대한 경고를 담은 책도 아니다. 그냥 아들을 홀로 키운 아빠의 심정을 담담하고도 재미있게 쓴 책이다. 그래서, 싱글이 아닌 나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겪어 보지 못하고, 상상하기 힘든 돌싱의 삶을 솔직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저자가 언제까지 돌싱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현재 진행형일 뿐이다. 심지어, 돌싱 친구들조차도 하나둘씩 짝을 맺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마지막 5부가 '새로운 사랑에 도전하기'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것도 저자의 바람이 반영된 것인지 모른다. 그중에서도, 반전을 포함하고 있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저자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여주었다. 나도 이제는 저자가 진실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리라 믿고, 또한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같은 돌싱 아빠로서 힘겨워할 모든 싱글 대디들도 이 책에서 힘을 얻었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유부남들도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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