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의 독서열 - 스스로 배우는 독자와 서적 유통
스즈키 도시유키 지음, 노경희 옮김 / 소명출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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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스즈키 도시유키는 에도 시대를 단순한 역사적

장면이 아니라, 책을 통해 깨어난 한 시대의

정신으로 바라본다.

책이 귀하던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서로에게 지식을 건네며, 어떻게 삶을 확장해

나갔는지 그 과정을 조심스레 되짚는다.

페이지마다 담긴 사건은 크지 않지만, 그 안에

흐르는 열정은 결코 작지 않다. 스스로 읽고 깨닫고자

했던 사람들, 책을 손에 넣기 위해 밤길을 걷던 발걸음,

손때 묻은 책장이 또 다른 손으로 넘어가며 이어지던

지식의 흐름. 그것은 무언가를 향해 조용히 몸을

기울이는 인간의 어두운 눈동자처럼 진실하고 단단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에도의 작은 방 안에서 등을

둥글게 말고 책을 읽던 한 사람이 떠오른다. 그는 누구의

명령도, 누구의 지시도 아닌 자기 안의 갈증 때문에

책장을 넘겼을 것이다. 그 열망의 온도는 시대를 건너

지금 우리의 손바닥에도 남아 있다.

책이란 결국, 시대에 갇히지 않는 마음들의

교환이기 때문이다

{에도의 독서열} 은 지식이 어떤 의미로 사람을

살찌우는지, 읽는다는 행위가 어떻게 한 인간의

세계를 천천히 넓히는지, 잔잔하면서도 깊게 말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책을 꺼내 드는 이 조용한 행위 또한

어쩌면 그 오래된 독서 열정의 잔불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작은 불씨임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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