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시들은 마치 오래된 흑백사진 위에 은은한 색이 다시 입혀지는 듯한 감각을 품고 있습니다. 사라진 것들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온기를 가만히 쓰다듬습니다. 불러도 닿지 않는 이름 손끝에서 스르르 홀어지는 기억의 먼지, 그럼에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흔적들이 시인의 언어 위에서 빛을 얻습니다.이 시집을 읽는 동안, 사랑은 결코 과거형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잊힌 줄 알았던 마음의 숨결이 다시금 되살아나고, 헤아릴 수 없었던 그리움이 한 줄 시 속에서 또렷한 형태로 살아납니다. '이런 사랑'이라는 말은 그리 거창하지도, 특별히 꾸며지지도 않은 사랑일지 모릅니다.마치 먼 길을 돌아와 문틈에 기대어 서성이는 마음처럼, 아주 오랜 시간 우리를 지탱해준 사랑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집.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노래를 들려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