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펠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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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모임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붉은 표지에 드리운 검은 산맥은, 마치 인간

심연의 그림자를 조용히 드러내는 듯합니다.

그 속으로 끝없이 이어진 터널은 이성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공포와, 미스터리의 차가운

논리를 동시에 품고 있지요.

이마무라 마사히로의 [디스펠]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호러와 미스터리의 경계선에서

춤추는 그림자와도 같아, 독자를 현실과 비현실

사이로 이끔니다.

사건의 이면을 추적하는 지성의 빛은 있지만,

그 빛조차 닿지 못하는 어둠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이 소설은 말합니다.

읽는 내내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터널 속을

걸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뒷걸음질칠 수도, 앞으로 나아가길 멈출 수도 없는 채,

오직 끝을 모르는 긴장 속에서 불가해한 공포와 마주해야

했지요.

이 책은 말합니다.

진정한 미스터리는 추리가 다 풀린 후에도 남아 있는
'어둠'에 있다.

공포와 추리가 만나 빚어낸, 인간 존재의 그림자를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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