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느린 작별
정추위 지음, 오하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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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에 놓인 빈 벤치는, 마치 누군가의 부재와

기다림을 동시에 말하는 듯했습니다.

아주 느린 작별이라는 제목은 치매라는 거대한

강을 건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미리 예고합니다.

이 책은 말을 잃어가는 배우자와, 그 침묵을 끌어안는

언어학자의 기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서서히 세상에서 멀어져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고통, 그러나 끝내 그를 기억하고

함께 머무르려는 의지. 그것은 단순한 병과의 싸움이

아니라, 기억과 망각, 사랑과 상실의 경계에서 피어난

인간 존엄의 이야기입니다.

읽는 동안 마음은 수없이 먹먹해졌습니다.

이별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폭풍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깎여나가는 돌멩이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 느린 무너짐 앞에서도, 사랑은 여전히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아주 느린 작별은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의 언어를 들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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