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8
윤혜은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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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쨍한 여름날, 초록이 가득한 나무 아래 이어폰을 나누어낀 두 소녀의 모습과 제목을 보는 순간!

음악을 좋아하고 성장을 꿈꾸는 우리 집 아이가 읽으면 좋을 책처럼 보였다.

책표지의 제목이 음악이 나오는 것처럼 그려져있고, 책의 목차는 음악 플레이 리스트처럼 쓰여 있다.

표지와 목차만 보아도 음악과 함께하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사람을 좀 외롭게 하는구나. 이미 알고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오랜만에 마주해서 그런지 쉽게 동요된다. 달리 말하면 그동안 한곳에 충분히 머물렀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그게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 때가 되면 여기가 아닌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 누군가에겐 그 변화가 설렘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지만, 나래에게 변화는 곧 불안이었다. 그 '때'라는 것은 대체로 스스로 정할 수가 없으므로.

p.7




노래를 부르는 것이 꿈인 이나.

이나의 목소리를 독점한 단짝 친구 나래.

중3, 고1 때 같은 반이었던 나래와 이나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서로 다른 반이 되었다.

나래가 단짝 친구였던 이나와 새로 만난 친구인 소영, 유림, 정현이와 함께하는 학교생활과 아이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내일은 리겔의 속도로 오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믿으면서, 나래는 아주 멀리서, 그러나 분명한 빛을 내며 다가오고 있을 제 미래를 상상해 보았다. 어두웠던 마음 어딘가에서 소금 같은 별이 흩뿌려지는 것 같았다.

p.50​




책에는 소녀들의 평범한 일상, 소소한 고민이 잘 그려져 있다. 단짝 친구와 같은 반이 되지 않아서 서운하고, 거울 속 내 모습에 삐져나온 머리카락이 너무 잘 보이고, 새 학기에 새 친구를 어떻게 사귀어야 할지, 그렇다고 혼자 있는 건 좀 그렇고, 새로운 선생님에 대한 인상, 동아리 활동에 대한 이야기, 등등 그 시절을 보내온 어른과 그 시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이라면 공감할 내용들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친구 다음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은 꿈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매년 진로계획서를 작성해야 하고 꿈을 대학 진학을 위해 그럴듯한 수단처럼 취급해야 하는 현실과 순수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냥 해볼 수 있는 삶. 사이에서 고민할 여유가 없다. 이제 20년도 살지 않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결정하기엔 고민하고 탐색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나는 흔들리지 않는 확신 하나를 갖고 있고, 유림은 확신을 얻기 위해 착실히 나아가고, 소영은 하나의 확신보다 아주 많은 가능성의 세계를 수집하고 있다.

'그럼 난......?'

다들 각자의 이유와 판단으로 열심인 구석이 있겠겠지.

p.111

자신이 원한 미래를 한 번도 가져보기 못한 아이들에게 미래는 불공평한 게임에 계속해서 강제로 참여하는 약속에 가까웠다. 미래를 위해서 공부해야지, 지금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시기야. 세상은 아이들에게 겉으로나마 그 말을 성실히 따를 수밖에 없는 만든다. 그러면서 교과서 밖의 질문들, 일테면 지금 당장 행복할 순 없는 걸까 하는 의구심은 죄다 자습의 영역으로 밀어두게 한다.

p.135​


책에 주인공인 나래가 인생이 노래라면,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을 읽으며 인생이라는 플레이 리스트에 삶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스한 음악도 있고 달콤한 음악도 있다. 또 시끄럽고 정신없는 음악도 있다. 어떤 음악을 들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지만 자동 재생되는 음악을 들을 때도 있다. 인생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다. 음악이 멈추기 전까지 플레이 리스트가 계속 돌아가는 것처럼 삶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첫 번째 목차인 <티저 : 구름다리>는 학교의 신관과 본관을 연결해 주는, 2학년이 된 나래와 이나가 서로를 만나기 위해서 지나가야 하는 곳으로 나온다. 나래와 이나가 1학년 때 함께 있던 교실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나래의 새로운 2학년 교실과 음악실, 밴드부가 있고, 이나의 2학년 교실은 그녀가 꿈이라고 했던 밴드부와 반대인 구름다리를 건너편에 있다. 나래와 이나의 선택, 그리고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구름다리를 통해 언제나 함께하는 소중한 친구라는 모습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늘 자기보다 한 걸음 더 앞서 있는 이나를 따라가며 안심했는데, 혼자 걸어가야 할 제 길목에는 깜빡이는 가로등조차 없었다. 나래는 이나와 멀어지는 게 두려우면서 점점 더 혼자가 됐다.

p.178


<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 나래와 친구들이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다. 친구들을 보면서 좌절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세상을 대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고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터득할 수 있길, 지금 자신의 길이 외로울지라도 오늘이 쌓이면 내일이 되고 결국엔 꿈이 이뤄질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아이들이 꿈을 위해 고민하고 찾고 나아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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