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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위한 우정의 사회학 -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의 재발견
케일린 셰이퍼 지음, 한진영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평점 :

여자들에게 우정은 남자들 세상의 우정과 같으면서도 다른면이 많은 것을 느낀적이 많았다. 그래서 제목에 더 눈길이 가지 않았을까 싶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20-80세 여성과 인터뷰를 하면서 시대 흐름에 따라 여성의 우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피고 영화나 드라마 속 우정,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우정에 드리운 편견을 직시하고 왜 특별하고 중요한지 들려주고 있다.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짧지만 이 한마디가 여성들의 헤어짐의 마침표를 찍는 문구임이 틀림없다.
단지 무사히 집까지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것의 안전 문제만이 아니라 연대감의 표명이라고 말한다.
집에 도착하기 까지의 시간 동안도 혼자가 아님을 상기시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집에가서 마저 못한 이야기를 계속 하자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서 그렇게 오랜시간 함께 있다 왔는데도 할 이야기가 남아 있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들이 하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
네가 무사하다고 알려줘.
난 항상 너를 생각해.
하던 이야기 계속하자.

여성들은 친구 관계는 남자 친구가 생기고 나면 데이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뭔가 포기를 해야 한다면 우정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결혼을 하고 자녀 출산을 하게 되면 더욱 친구들과 얼굴 볼 시간이 없어지고 자주 연락하는 여유를 갖기 어렵긴 하다. 남편들은 결혼 하고 나서도 직장 퇴근후 친구들을 만나는데 아내는 살림과 육아에 지쳐 우정을 찾기 힘들지 않은가.
여성에겐 자식은 항상 남편보다 중요하고 일은 항상 친구보다 중요했던걸까.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니? 라는 질문을 돌려 물어본게 아닐가 싶다. 친한 친구가 반에 꼭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만 부모님들은 사회성을 키우려면 당연히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되던 절친은 점점 밀려나게 된다. 성인이 되면 친구보다는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을 더 자주 받게 되고 친구와 우정 반지를 하게 되기보다는 약혼 반지를 끼게 되는 이유다.
나이가 들면 절친과 우정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겉으로는 친구 같지만 속으로는 적이라는 뜻의 '프레너미'라는 말은 거의 항상 여성에게만 적용된다.
사람들이 실제라고 착각하는 이런 관계는 항상 착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여성은 질투를 해서도 안되고, 화를 내서도 안되고, 앙심을 품어서도 안된다. 적어도 착한 여자로 보이려면 말이다.
야망이 있어도 사나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 그리고 먼저 성취하지 않으면 다른 여성에게 뺏긴다는 믿은 사이의 모순이 만들어 낸 것이 바로 프레너미 라고 한다.
여성들은 틀림없이 그리고 변함없이 서로의 곁에 있어 주리라는 것이다. 비록 남자들과 사회 규범이 우리를 갈라놓으려 했고 얼쩌면 계속 그럴수도 있지만 우리는 함게 있다. 그리고 항상 함께할 것이다. 서로에게 바치는 헌신은 새로운 규범이 될 것이다.
여성들의 우정은 잠시 일시적이고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해 되짚어 보고 반박하는 내용이 많다.
친구는 내 옆에 당연히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결혼, 출산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밀려난 나의 친구에 대해 잠시 반성을 하게 되는 시간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