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았다. 하늘을 왜 파랗고, 별은 왜 밤에만 밝게 빛나는 것이고, 달의 모습은 왜 계속 변하는 것인지 등과 같이 특히 지구, 그리고 우주에 관한 이야기는 별자리 신화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내게 다가왔다. 그렇지만 일정 시점 이후로는 별이 궁금하지도 궁금한 것들이 늘어나지도 않게 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궁금한 것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아니고 관심사에서 벗어나고 애매한 지식의 상태로 지내온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 한권으로 애매한 상태의 지식을 정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서두에서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우주와 지구를 바라본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결국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모습을 설명할 수밖에 없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그것은 과학자도, 저자도, 독자들도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우주의 시작에 관한 논쟁부터 관찰과 이론이 계속 변화하면서 인가들의 관점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이야기까지 다루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다룬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언급하였다. 그렇다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기록한 내용을 취합한다면 그것은 일관성 없는 기록의 나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아님에도 어떤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을까? 책의 내용은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의 시작인 80억 년 전 ‘빅뱅’에 관한 이야기부터 별과 태양계, 45억 년 전 지구의 탄생, 고생대, 중생대와 신생대를 거쳐 인류의 역사, 20, 21세기 과학의 발전 등에 관한 이야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제를 선택하여 다루고 있다. 나름대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낀 대로 표현한다면 결국 인류는 이 변화의 시대를 넘어 다음 시대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위로를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인 변화의 흐름이 에필로그에서 이탈리아의 사상가 안토니오 그람시가 말한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라는 말로 앞서 말한 그의 생각을 전하고자 하였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속에서도 격리되어 ‘나’, 혼자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우리가 우주 속에서의 나에 대해, 지구에서의 나, 인류사 속에서의 나, 지금 현재의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