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교육대기획 시험 - 최상위 1% 엘리트들의 충격적이고 생생한 민낯!
EBS <시험>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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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은 과연 당신의 능력을 말해주고 있는가" 교육의 미래에 대한 도발적 문제 제기!

(EBS 방송대상 특별상 / 삼성 언론상 어젠다상 / 백상 예술대상 작품상 /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대한민국에 살아가면서 시험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없을 듯 하다. 나 또한 학창시절 내내 시험의 중압감을 이겨내느라 힘들었던 기억들이 많다. 인류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지금 세대들은 나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거라 생각한다.

 

왜 아이들의 역량을 시험이라는 틀 안에 담아야만 하는건지 궁금했다. 학교 과정의 기록들이 단순히 시험이라는 틀 안에서 평가되는 것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졌고 중학교 과정중 자유학기제가 시작되면서 시험이 꼭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는 내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좋지못한 시험의 결과들로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감에 아이들에게 잔소리하며 공부 공부를 외쳤다. 그런 나에게 「EBS 교육대기획 시험」 이책은 '시험' 이란 단어만으로도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BSEB martic ▶ 인도 비하르 주의 고교졸업 검정시험 : 인도 카스트 제도의 최하위 계급들에게 있어 생과 사의 문제로 인식된다고 한다. 그들에게 있어 시험은 단순히 시험이 아닌 신분상승의 계단이며, 삶의 탈출구라 여겨진다고 한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위해 그들의 가족은 시험장의 벽을 타고 오르며, 부정행위를 일삼는다. 목숨을 걸고 커닝을 시도하는 비하르 주의 사람들 사진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카오카오 ▶ 매년 6월 중국 고등학생 1000만 명이 치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입 시험 : 중국에선 일년에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카오카오는 중국의 사회 흐름마저 뒤바꿀만큼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 여긴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입학 전까지 12년을 오로지 카오카오를 준비하는 과정이라 여긴다.

 

바칼로레아 ▶ 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 : 이 시험엔 객관식이 없다. 흑과 백으로 나누어 지지도 않는다. 수학 과학을 제외하고는 시험의 패턴도 없다. 이 시험이 진행되는 기간동안 온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반 시민들도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한다고 한다. 이 시험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건 등수도 점수도 아닌 아이들의 '성장' 이었다.

 

아비투어 ▶ 논술과 구술로 치러지는 독일의 대입자격 시험 : 독일에서 치뤄지는 시험이다. 이 시험은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 정답이 중요한게 아니라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그 근거가 중요하다.

 

각 나라의 중요한 시험들을 통해 어떤곳은 시험 자체가 생과 사를 가르는 중요한 것인 반면 아이들의 성장에 주목하는 시험도 있었다. 또한 자신들의 과거를 깊이 반성하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의심하는 교육을 하는 나라도 있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1년에 단 한번의 시험을 통해 12년의 교육과정을 결정짓는 나라또한 있었다. 각 나라마다 특색있는 시험 형태들이었으며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시험에 대해 반성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흥미로웠던건 대만대학교의 창춘옌 교수의 연구결과였다. 시험 결과의 원인을 환경적인 요인이 아니라 유전적인 요인에서 찾다! (69쪽) 유전적 요인이 시험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창교수의 연구결과는 놀라웠다. 대만의 BCT(기본역량평가) 결과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고 창교수는 시험잘보는 유전자인 콤트 유전자를 발견했다.

 

"제 연구가 시사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시험 하나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학생들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78쪽) 

​이 연구 결과로 인해 대만의 시험제도는 BCT 의 비중을 줄이고 CAP 의 비중을 늘렸다. 선별보다 학생들의 학업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일어난 변화들이라 더욱 부러웠다.

반면 우리나라의 베스트 러너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너무 당황스러웠다. 서울대 재학중인 4.0이상의 고득점자들의 학습방법을 연구하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했던 프로젝트의 결과는 '필기와 암기를 열심히 하고, 수동적인 학습 태도' 였다. A+ 를 받기위한 비법이 고작 노트받아적기, 강의전체녹음하기, 앵무새되기, 그대로 통째로 외우기 였다. 고민하고 토론해서 새로운 결론을 내는것이 아닌 수업내용 자체를 수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너무나 단순한 작업이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노벨상 수상자를 일곱명이나 배출한 미시간 대학에서 실시하였고 그들의 대답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욱 강해지는 듯 했다. 남들처럼 패턴을 파악하고 사교육에 열을 내 아이의 성적을 높이는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과연 이런 행동들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아이들의 창의성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해외에 나가는 것도 생각해볼 만큼 내 생각에 있어 큰 변화가 찾아왔다. 유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강했던 내가 어쩌면 유학이 아이에게 숨통을 트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놀라웠다.

남들처럼이 아닌 내 아이만의 독특함을 인정하고 아이들을 키우고싶다. 가끔은 내 결정에 후회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창시절을 떠올릴때 시험, 공부, 지겨움 이 아닌 행복함, 즐거움, 사랑하는 친구, 가고싶은 학교를 떠올렸으면 한다. 책을 읽으며 했던 지금의 생각들을 곱씹으며 나의 결론이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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