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과 70'

적어도 세 군데 지역에서 세 번 이상 방문하고 삼개월 동안 발품을 팔아야 전세집을 구할 수 있고, 집값이 1억이면 전세값은 적어도 7천만원부터 시작한다는 말이다. 최근에 나도는 말이라지만 이것도 벌써 옛날 말이다.

난민, 대란, 설움... 이런 말과 전세가 짝을 이루며 지상의 집 한 칸 없는 이들의 마음에 콘크리트 덩어리를 올려 놓고 있다.

반면에 여유 있는 부자들이 이제는 집값이 더이상 오르지 않고 저금리가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10억 이상 고가 전세 아파트를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10억원 아파트 전세와 1억원 오피스텔 월세에 사는 것을 비교해 보면 연간 1,400만원 정도의 차이 밖에 안 난다는 것, 고가 전세의 경우 연장 계약이 쉽다는 것, 자녀에게 마련해 주면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 등이다.

서민과 부자들의 상황이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숫자가 이렇게 많이 나오는 책은 처음이어서 읽기가 매끄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막연하게 예상하고 있던 내용을 구체적인 수치와 통계자료로 눈 앞에서 확인하고 보니 기가 막히고 허무한 마음까지 들었다. 가족들과 함께 지낼 내 집 한 칸 갖고자 소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못 하는 게 아니고 안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p.294) 역대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벌거벗은 투기 촉진'과 '일시적인 투기 자제'의 차이가 있을 뿐,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고 빈부 격차를 해소 할 근본적인 부동산 정책은 펴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각 장 마다 간추린 내용이 있는데 그 부분만 훑어 봐도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요즘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유행어 "그래서, 뭐."라는 말이 절로 나오면서도 국민들의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입을 막고, 벼랑 끝으로 몰아 온 집단, 장치, 시스템이 있음을 우리가 똑똑히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책을 쓰고 생각을 펼쳐준 저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p.86) 2008년 기준으로 땅값은 5,000조 원, 집값은 3,000조 원이다. 대한민국 땅을 팔면 캐나다를 6번, 프랑스를 9번 살 수 있다. 아파트 임대료도 세계 3위로 최고 수준으로 비싸다.

(p.130) 26개국의 땅 분배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분석한 세계은행 자료는 땅 분배가 공정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부동산 격차는 경제를 위험하게 할 상황에 이르렀다.

(p.234) '달동네' '산동네' 등지에 살던 극빈층은 하늘로 치솟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반)지하·옥탑방이나 농작물을 키우는 비닐하우스와 판잣집·쪽방, 심지어 동굴이나 움막에서 살고 있는데 그 규모가 68만 가구 162만 명에 달한다.

(p.285) 면적 기준으로 땅부자 100명이 소유한 땅은 404k㎡로 서울시 전체 면적(605k㎡)의 3분의 2에 달하며, 10명이 소유한 땅은 71k㎡로 광진·양천·동대문·금천·중구 면적을 합친 넓이에 해당한다.

 

부동산 퀴즈, 한 번 풀어보시라~

 

1. 3억에 분양받은 타워팰리스 35평형, 5년 후에 얼마에 팔았을까?

2. 이 아파트를 두 채 팔아 양도차익만 24억을 번 K씨, 양도소득세는 얼마나?

3. 공기 좋은 시골에 사는 사람이 오래 살까? 아파트값 비싸고 많이 오르는 동네 사람이 오래 살까?

4. 전 국민이 가구당 한 채씩 집을 갖는다면 집은 모자랄까, 남을까?

5. 집 100채 가진 사람은 집 부자 30위 안에 들까?

6. 고위 공직자 중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7. 선분양제는 건설업체와 소비자 중 누구에게 유리한가?

 

[정답] 15억원, 한 푼도 안 냈다, 아파트값 비싼 동네 사람이 오래 산다, 100만 채나 남는다, 못 든다(107채 가진 사람이 37위), 이명박 전 대통령, 건설업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