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kg짜리 희망 덩어리
안나 가발다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열세 살, 중학교 1학년, 남학생, 문제가 좀... 있다(?), 학교를 떠올리기만 해도 뱃속에 딱딱한 공이 생긴다, 국어와 수학, 사회 꼴찌, 체육은 끔찍, 벌점 스티커 붙이는 난에 칸이 모자랄 정도, 준비물은 늘 잊어버리고 체육복은 맡아 놓고 빌린다, 개학날이면 제비와 함께 남쪽 나라로 떠나고 싶다...이 정도면 프랑스 친구들과도 뭔가 통하는 게 있을 것 같다. 그 아이들은 좋은 교육 제도에서 마냥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는 줄로만 알았건만...

 

이걸 다 줄여서 '골칫덩이'라고 흔히들 부르는 말이 있지만 여기에 술, 담배, 가출, 도둑질 등과 같은 걸 떠올리지는 말기를...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런 무시무시한(?) 것들과 가까워지기를 원치 않는다. 다만 '너무나' 학교가 싫을 따름이다. 재미가 없으니까. 체육을 못 하니까. 성적이 나쁘면 모든 걸 나쁘게 보니까. 방학책 전체를 발명품 스케치와 엉뚱한 설계도로 채우는 아이, 일곱 살 때 바나나 껍질 벗기는 도구의 설계도를 그린 아이를 한심하게 보니까. 더군다나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 낙제, 결국 퇴학을 당한 아이의 가능성을 누가 알아봐 줄까...

 

뒤보스크 그레구아르. '35kg짜리 우둔함 덩어리'라고 자책하던 그 아이가 희망덩어리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강요하지 않고, 다그치지 않고, 이해해 주면서 친철히 조언해 주시는 레옹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행복해지려면 그만한 일과 노력을 하라"는 할아버지 말씀이 이 소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이 작은 소년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읽어나가는 동안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유쾌한 감동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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