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나무 왼쪽 길로 1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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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영동군 양강면 지촌리 내궁골 마을 입구 호두나무. 상복의 그리움과 기다림, 길 떠남과 돌아옴이 모두 이 나무에서 비롯된다. 호두나무 위에서 경부선 기차소리에 귀기울이며 어머니를 늘 기다리는 어린 상복. 초등학교 1학년이던 녀석이 호두나무를 벗어나 영동시로 30리 넘는 길을 간 것을 시작으로, 중학생이 돼서는 자전거로 옥천을, 스무 살 여름엔 오토바이로 드디어 할머니의 눈물과 호두나무의 그늘을 벗어나 길을 떠난다. 어디로 가서, 뭘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그러다 함양에 있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경희 누나를 만나게 되고, 누나의 부탁으로 '딸기'라는 사람을 찾아나서게 되는데...

 

영동을 벗어나 노근리 사건 현장을 지나치고, 추풍령 고개 넘어 김천으로, 함양에서 팔량재, 운봉, 여원재를 거쳐 남원... 본격적으로 '딸기'의 행방을 좇기 전이지만 상복은 벌써 나그네이다. 여행자이다. 짜여진 여정이 있고, 주머니 두둑하고, 시들해지면 언제라도 멈출 수 있는 여행이 아니다. 그렇지만 얽매이지도 않는다. 뭘 위해서인지, 대답해 놓지 않고 그 대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상복과 같이 이런 헐거운 여행을 떠난 본 것이 언제던가... 이제는 그리 할 수 없이 메인 몸을 상복에 기대어 함께 여행을 떠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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