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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ㅣ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4살 소녀 테레제가 주인공으로 갑자기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넘기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세상이 끝난 거 같은 사건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다. 아버지, 어머니, 언니인 이레네와 테레제 이렇게 네식구가 살아가고 있던 어느 평범한 저녁 어머니는 테레제에게 폭탄을 터뜨린다. 바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혼, 아이들에게 부모님 이혼만큼 천지를 뒤흔들고 세상이 끝나는 것같은 기분을 느끼게하는 사건도 없으리라 생각된다. 어쨌든 테레제는 그렇게 느꼈다. 정확하게는 세상이 "반대로"돌아간다고 느꼈다. 앞으로는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빛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테고, 흥겨운 음악도 나를 슬프게 만들 것이다. 나는 방학도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온 우주에 나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정말로 없다.(19p)
어린아이게 부모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그 부모 중 한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세상이 두쪽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테레제 역시 아직은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였기에 그렇게 느꼈으리라. 사실 다큰 성인이라도 부모의 이혼은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쨌든 그러한 폭탄을 난데 없이 얻어맞은 테레제는 그러한 사건을 소화시키기 위해 애를 쓴다. 그 일환으로 그는 언제나 어른스럽고 침착한 얀에게 도움을 구하고자 한다. 테레제는 얀에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 찾아가지만 실제로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지 못하고 엉뚱하게 과제에 대한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얀에 좋아하는 감정을 품게된다. 과제에 대한 도움을 핑계로 테레제는 얀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결국은 자신의 과제인 종말과 관련된 리스트를 작성하게 된다. 바로 '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할 12가지
'인데 그것을 기초로 하여 테레제는 여행 계획을 세우고 얀과 보호자역으로 정신지체인 언니 에레네를 데리고 간다. 여행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믿음'을 발견하고 속으로 바라고 있던 얀과의 사랑도 싹뜨는 것으로 이책은 끝이 난다.
어찌보면 싱거울 수도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버지 신용카드를 몰래 사용하는 것은 순수하다 할 수 없지만 요즘 아이들처럼 영악한 면을 보이면서도 얀과의 관계에서 수줍어 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은 아이다운 순수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책은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미치는 충격을 보여주고 있음과 동시에 그 충격을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테레제는 용감하게 그것을 이겨내고 있다. 자신 만의 방법이긴 하지만 그녀는 빗나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누구가를 만나려고 하고 그 누군가인 얀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혼란과 슬픔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부모님의 이혼은 부모님을 믿고 있던 테레제의 '믿음'을 부수었고 잃어버린 '믿음'을 테레제는 '하나님'에게 얻기를 원하다. 그래서 그녀는 '하나님의 증표'를 얻기를 원하고 여행에서 그 '증표'를 얻어 '믿음'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된다. 잃어버린 믿음을 찾음으로서 테레제의 정서도 안정을 다시 찾게 된다. 이처럼 부모의 이혼후 찾아오는 아이들의 불안한 정서를 달래주고 안정을 되찾아주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테레제 처럼 스스로 찾아간다가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더 많다. 아이들의 안정을 찾아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아픔을 이해해주고, 관심과 사랑을 쏟으면 된다. 이혼이 급증하는 이 시대에 이러한 책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부모님도 함께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책을 읽는다면 자신들의 이혼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한번은 더 고려해보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로 나는 이책이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