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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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구비문학에 바리데기 이야기가 존재한다. 딸이란 이유로 부모님께 버림받은 공주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중병을 낫게 하기 위해 서천서역으로 모든 고난을 헤치고 나아가 무장승의 아내가 되어 아들을 낳고 난 뒤 생명수를 구해 돌아와 결국 아버지를 살려낸 이야기이다. 바리공주의 이야기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서천서역으로 향하면서 격는 고난과 지옥을 건너가는 이야기부분일 것이다. 이 바리데기 역시 주인공인 탈북소녀 바리의 고난과 환상의 여행이 이 소설의 주가 된다.  이책은 현실과 환상을 적절하게 섞어서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주인공인 바리역시 딸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한번 버림을 받는다 . 그러나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바리의 할머리와 흰둥이에 의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고 11살 정도까지는 다른 곳에서보다는 행복하게 가족이랑 살게 된다. 11살 이후 말성쟁이 외삼촌에 의해서 그의 가족은 뿔뿔히 흩어지게되고 바리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거의 죽게된다. 바리는 5살에 염병에 걸렸으나 이겨내고 난 뒤 마음으로 대화를 할수 있게 되고 또 사람들의 과거를 볼수 있는 힘이 생긴다. 과거를 볼수 있는 힘은 고난후 중국으로 건너가 발 마사지를 하면서 깨닫게 된다. 중국에서 조금은 행복을 찾아갈 무렵 또다른 운명의 장난에 의해 그녀는 "밀항"을 통해 영국으로 넘어가게 되고 거기서 바리데기 남편이 무장승 알리를 만나게 된다. 알리와 결혼을 하지만 미국의 9.11테러후 집을 떠난 동생을 찾기 위해 알리는 전쟁이 터지는 곳으로 가게 되고 오랜 기간 동안 소식이 끊겼다가 겨우 만난 그들에게 또 다시 영국의 지하철 테러를 목격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그 사이사이 바리의 그 신기한 여행은 이 소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바리가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마도 이 소설의 원류라고 할 수 있는 바리데기가 무당들의 원형 신화로 여기기 때문에 귀신을 보고 대화도 하고 몸을 빠져나가 여행을 하는 등의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되어진다. 바리데기의 여행의 목적이 되는 생명수 찾는 것 역시 바리의 신비한 여행의 목적이 된다.. 그러나 생명수가 정확히 무엇인지. 바리가 찾게 되었는지 아닌지를 책은 정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과연 바리는 21세기의 생명수를 찾았을까?  나는 바리가 그 생명수를 찾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바리의 첫딸인 홀리야 순이가 사고로 죽은후 바리는 생명수를 찾기 위해 지옥을 건너가는 여행을 하게 된다. 그 여행이 끝나고 바리는 생명수 찾는 꿈을 꾸었다고 말하고 알리의 할아버지 압둘은 바리에게 이런말을 해준다.

 희망을 버리면 살아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바로 이런 생각이 분열과 증오와 죽임의 21세기 지구촌을 살릴 생명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소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북한의 세태와 중국,그리고 밀항, 밀항자들의 외국에서의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그들의 비참함에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런 이들에게 무관심하게 살아오면서 나의 행복에 만족할줄 모르고 더욱더 욕심을 부리며 살아가던 내 모습이 정말 부끄러워졌다. 지금 무언가를 크게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제는 그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가져보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우리의 전설이 가미되어 있으면서도 세상의 흐름을 함께 표현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어본다면 조금은 더 현실을 잘 깨달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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