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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ㅣ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평점 :
「영혼이여, 너는 학대하고 있구나. 자신을 학대하고 있구나. 그러면 너는 자신을 존중할 기회를 다시는 갖지 못할 것이다. 우리 인생은 짧고, 네 인생도 거의 끝나간다. 하거늘 너는 아직도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타인들의 영혼에서 행복을 찾는구나!」(2장 6절)
: 그래. 나는 항상 나의 친구들. 주변사람들을 부러워하고, 그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눈높이에서 나의 행복을 찾으려 했지. 그 과정에서 ‘나’라고 하는 존재를 모른 체하고, 너무 비하하며 지냈지. 나를 존중하라! 그래. 이제부터 나를 먼저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자.
「이제 더 이상 헤매지 마라. 너는 네 작은 비망록도, 고대 로마인들과 헬라스인들의 행적도, 노후를 위하여 제쳐놓은 그들의 저술의 발췌본들도 읽을 시간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목표를 향하여 서둘러라. 그리고 헛된 희망을 버리고, 네 자신이 염려된다면 아직도 그럴 수 있을 때 네 자신을 돕도록 하라.」(3장 14절)
: 시간이 없지. 이 세기를 살아오면서 더욱 그렇게 느끼고 있지. 그러나 21세기여서가 아니다. 그건 핑계다. 바로 산다는 것이 괴로우니까 타협하려고 그렇게 중얼대는 것이다. 2000년 전의 황제도 그것을 느꼈구나. 황제는 2000년 후에 살고 있는 나에게 말하는구나. 목표를 향하여 서둘러라.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망상을 버리도록.
「어떤 행동도 아무 계획 없이, 또는 기술을 완전한 것으로 만드는 원리에 따르지 않는 방법으로는 행하지 마라.」(4장 2절)
: 계획이 없는 삶. 원리 원칙에 따르지 않는 삶. 여태까지의 내 삶이다. 당시에는 내가 원하던 방법대로 하면 후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은 후회를 했었지... 원하는 것을 이루는 원리에 신경쓰지 못했던 것이다.
「내면을 보라. 어떤 사물이든 그 특질과 가치를 간과하지 마라.」(6장 3절)
: 첫인상. 외면으로부터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 주는 일침이다. 물론 나도 외면만으로 판단하여 오해한 적은 없는지 다시 한번 반성 중이다. 외면이 주는 즐거움이 있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깊은 즐거움은 되지 못한다.
「미래의 일로 불안해하지 말라. 그리로 가야 한다면, 네가 지금 현재의 일에 쓰고 있는 바로 그 이성으로 무장하고 그리로 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7장 8절)
: 그렇지. 내가 왜 불안해했을까?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성도 현재에서 미래로 달리고 있는데,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왜 그랬을까? 정신의 나약함 때문이다. 정신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
「인간들은 서로를 위하여 태어났다. 그러니 가르치거나 아니면 참아라.」(8장 59절)
: 누가 뭐래도 내 뜻대로 살아간다는 것. 유아독존으로 살아간다는 것. 좋은 뜻이지. 하지만 이것은 이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갈 때 더 아름답다는 것을 위한 전제조건은 아닐까.
「이제 더 이상 선한 사람은 어떠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하지 말고, 그런 사람이 되라.」(10장 16절)
: 맞는 말이다. 우리는 몰라서 좋은 사람이 못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되고 싶은 내 모습을 위해 어떤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하고, 또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것까지 알고 있다. 그렇게 머리로는 말로는 뭐든지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머릿속으로 그런 모습을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도 실천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 차이가 너무 깊어지면 절망스러운 법이니까. 내가 먼저 선한 사람이 되어, 어떠어떠하고 있는지 말하는 것이 더 좋은 모습이 아닌가?
「지배적 이성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모든 것이 거기에 달려 있기에 하는 말이다. 나머지는 네 뜻에 달려 있든 없든 모두 유골이며 연기다.」12장 33절
: 이성. 이것이야 말로 내가 살아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증거이지. 데카르트도 그러하지 않았는가? ‘Cogito, ergo sum!’ 그래. 내 이성을 바로 잡고 행동하는 것이 진실이며, 진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