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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 조르바 ㅣ 청목정선세계문학 74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김종철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희랍인 조르바>는 문학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폭풍우치듯 강렬하게 내 가슴에 느끼게 해준 책이다. 한 권의 책에 인간의 탐구와 참 행복, 신의 의미등을 조르바라는 순수한 인물을 통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그래 맞아! 우리는 진정한 우리의 인생을 살고 있지 않아.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나 목표들은 대부분 남의 눈을 의식한 위선적인 것이며,보여지는 행복을 위해 우리 인간들은 매순간 자기자신을 위해 살지 못하고 언젠가 올 것이라 믿는 행복들을 그리며 하고 싶은 일, 진실로 바라는 것들을 뒤로 미룬체 거짓 인생을 살고 있는 거야.
책을 읽으며 나는 내게 물었다.
너의 인생은 어떠니? 지금 이순간 행복하니? 너는 너의 의지로 행동하고 너의 꿈을 보며 가고 있니? 기쁠 때 그대로 기뻐하고, 슬플 때 슬픔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니?
조르바는 인간 본연의 감정에 순수하게 몰입한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거나 굴하지 않는다. 바람처럼 자유롭다. 책이나 명예나 국가나 민족에 얽매임으로 해서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전쟁에 참전하면서 온 몸으로 경험한다.
인간이란 어떤 목적을 위해서 아무 죄없는 인간을 무차별 학살 할 수 있으며, 가엾은 한 여자에게 집단으로 돌팔매질을 할 수도 있다고 조르바는 말하다.
<저거 보슈, 저게 바로 인간의 참 모습입니다. 두목>
<무슨 생각을 하슈? 혹시 당신도 저울 한 벌을 가지고다니느 건 아닙니까? 모든 일을 정밀하게 달아 보는 버릇 말이요. 자, 젋은 친구, 결정하슈. 눈 한번 질끈 감고 해 버리는 거요.>
<나는 내 섬약한 손과 창백한 얼굴, 피투성이로 진창에 굴러보지 못한 내 인생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꼈다>
<...당신책을 한 무더기 쌓아놓고 불이나 질러 버리쇼. 그러면 누가 알아요.당신이 바보를 면하게 될지.>
<열정과 광기로 싸여 있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면 나는 지금 행복의 절정에 있는 셈일세...나는 나대로 살려고 하네. 그렇다면 나는 위대한 사람일 수 있을 것이네...이 곳에서의 활동이 내게 조금도 여유를 주지 않지만 오히려 나는 그게 만족스럽다네. 친구여, 활동을 싫어하는 내 스승이여 움직이게. 행동하게. 영혼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은 그것 뿐이야.>
<만사는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낡은 문설주에서 떼어낸 나무조각도 성물이 될 수 있습니다. 믿음이 없다구요? 그런 사람에겐 거룩한 십자가도 문설주나 다름이 없는 겁니다>
조르바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순간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할 때는 일만 생각하고 키스할 때는 오직 키스만 생각하라고. 누군가 그런 그랬다. 우리가 현재 행복하지 않다면 '저기 있고 싶은데 여기 있기 때문이고. 저렇게 하고 싶은데 나는 이렇게 하고 있거나 아무 것도 안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이 책에 [나]라는 인물을 조르바는 책벌레라고 놀린다. 책에 갖혀 머리로만 인생을 사는 사람은 진정한 인생을 알 수 없다고 말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서도 소년같은 순수성과 담백함을 갖고 있는 조르바라를 인물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겪고 느낀 것만 믿는다는 조르바. 그의 용기와 순간순간 자기 인생을 살면서 거짓에 속지 않고 진실을 보고 행동하고 느끼는 이 인간을 보며 한 위대한 작가가 그린 참 인간상을 보는 듯하여 넘치는 감동을 주체할 길 없었다.
후~! 빌려 읽기에는 아까운 책. 책상 위에 가까이 두고 있으면 날마다 조르바의 거칠고 큰 목소리가 들릴 것 같다.
"이봐, 젊은이 행동하게! 지금 당장 이 넓은 세상으로 뛰어들어 온 몸으로 느끼게! 꾸물거리는 사이에 우리에 몸은 모두 부불리나의 몸뚱아리처럼 초록색으로 죽어 간다니까!!!"
조르바의 말은 그대로 시이고
이 책은 그대로 인생의 지침서이며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조금이라도 조르바를 닮아간다.
(이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1,2>를 읽어야지. 이런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작기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