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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나를 사랑해 - 파리지앵보다 친절한 감성여행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동안 나도 여행자가 되는 멋진 기분, 그래서 나는 여행기를 참 좋아한다.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를, 먼저 다녀온 사람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담을 듣고,
사진을 보면서머릿속으로는 이미 다녀온듯한 느낌과 함께 언젠가는 꼭 다녀오겠다는 다짐도 하게되는.
이번에 책은 <파리는 나를 사랑해>내 감성과 맞지 않는, 내가 본 프랑스 영화 덕분에도
왠지 프랑스는 다가가기 어려운 나라였는데...
저자의 다른 책 <유혹에 빠지거나 매력에 미치거나 프랑스>도 그렇고, 이번 책을 읽고 프랑스와 파리가 조금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음...파리의 매력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달까~~^^
친절한 지도와 함께 저자의 오랜 여행 노하우로 파리 시내 구석구석을 알려주고, 파리에 대한 박식함이 돋보이는 글들은 수박 겉 핥는 (일부^^)다른 여행서들과는 다른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아닐까.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읽는 내내 느껴진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스치는 인연에도 그것이 주는 큰 파장은 두고두고 긴 여운을 만드니, 여행지 만큼이나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걸 받아내는 여행자의 마음에 따라 그 만남의 의미는 달라질테니 말이다.
프랑스 식당과 카페 이용법, 유용한 메뉴 보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여행자를 위해 일부러 가벼운 종이를 사용해서 책은 참 가볍다.
정말 신기한 것은 유럽에서 손꼽을 만한 사건은 항상 프랑스에서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번은 니스, 이번에는 파리.
아, 기차 안에서 내 가방을 모래 뒤졌다가 허탕을 친 프랑스 남자애도 있었군. 정작 소매치기로 이름을 날리는 이탈리아에서는 딱 한 번 5유로와 신요카드가 든 지갑을 도난당한 적이 있다. 반면에 프랑스에 오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프랑스를, 또 파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직적이지 않고 수평적인 토론문화, 메트로 안의 예술가, 길거리까지 예술로 승화하는 그네들의 창조적인 생각 그리고 맛있는 음식도 손꼽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다. 16년전, 잃어버린 여권 때문에 대사관 오픈 시간을 기다리다가 만나게 된 흑인 파리지앵이 있었다. 그 친구는 자신의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 미안하다면서 하루 종일 나를 데리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안내해 줬다
돈을 잃어버렸으니 무임승차는 기본이라며 나름 독창적인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가방을 잃어버려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던 때에 만난, 양손 가득 짐을 들고 가던 파리지앵 여성도 그랬다. 이 여인은 내게 종달새처럼 말했는데 그 귀엽고 생동적인 이미지는 '파리'가 되어 고스란히 내 머릿속에 박혔다.
이번 여행에서 밸리브에 문제가 생겼을때 나타난 아주머니는 또 어떻고, 모두 내가 느끼고 있는 파리에 대한 '이미지'다. 이런 이미지들 때문에 앞으로도 또 어떤 사건이 생긴다 해도 나는 여전히 파리를 좋아할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고가 생기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아유, 무서워).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도시라 하더라도 좋은 사람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여행이 끝난 몇 년 뒤에는 잊혀 버리고 만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계속 마음에 남는 도시가 있다면 바로 사람에 대한 기억 때문이리라. 파리는 그렇게 내 가슴속에 살아 숨 쉰다.
<파리는 나를 사랑해> Epi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