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 정우철의 미술 극장 2 - 라이프, 오늘보다 더 눈부시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EBS CLASS ⓔ
정우철 지음 / EBS 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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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이 가는 전시가 생기면 전시 일정과 함께 도슨트 일정을 확인한다. 대중적으로 유명해서 정보가 많은 전시라 하더라도 관람과 도슨트를 함께 하면 기억과 여운이 길게 남고, 생소한 예술가의 전시라고 하면 도슨트의 유무가 작품과 화가의 이해도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도슨트에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을 맞춰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도슨트 정우철이라고 하면 일명 미술관의 피리 부는 남자, 도슨트계의 아이돌라 불릴 정도로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이 책의 표지에 삽입된 작품을 그린 화가인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 ‘멈추어라 순간이여!’를 저자의 도슨트와 함께 관람했기 때문에 더욱 책 내용이 궁금했다. 한 전시에 참여하는 여러 도슨트의 설명을 들어보면 작품, 화가, 사회적, 역사적 배경, 상징,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각각 다르다. 도슨트 정우철은 작품에 대한 기법과 상징, 분석보다는 예술가의 삶을 통해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끄는 예술 스토리텔러라고 볼 수 있다. 화가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고 집중도 높게 소개하여 화가와 작품에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예술에 인생과 영혼을 다 담은 빈센트 반 고흐

전통과 고정관념을 깨고 용감한 시도를 한 인상파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

사랑을 담은 화가 피에르 보나르

파리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현실을 그린 에드가 드가

현대회화의 문을 연 폴 세잔

순수함과 꾸준함으로 꿈을 이룬 앙리 루소

보수적인 세상 속에 당당하게 화가의 꿈을 이룬 수잔 발라동

색과 빛의 화가, 영국의 국민화가 윌리엄 터너

최초의 추상화가 바실리 칸딘스키

고통의 순간들 속에서도 행복을 그려낸 오귀스트 르누아르

핏빛 절규와 빛나는 태양 에드바르 뭉크

삶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20세기 마지막 낭만의 화가 앙드레 브라질리에



책에서 소개하는 열 두명의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작품에 대한 설명보다는 그들의 삶이 어떤 식으로 작품에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시간들이 쌓여 명작이 탄생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위대한 화가로 불리지만 생전 단 한 작품밖에 판매하지 못했던 외롭고 고통받는 시간을 보냈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40대가 되어서야 화가가 되고 싶은 꿈을 시작했던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가, 여성으로서 수많은 편견을 이겨내고 마지막 순간까지 강렬한 작품을 남긴 수잔 발라동의 파란방이, 삶의 극심한 고통 속에 피의 바다와도 같은 붉은 하늘을 그려낸 뭉크의 절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을 삶의 기둥으로 삼고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예술가들의 열정과 사랑, 끈기와 치열함을 보여주는 듯 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괴로운 일이 많은 사람일수록 작품이 밝은 경향이 높다고 한다. 슬픔과 고통을 강인함으로 바꿀 수 있는 그들의 힘에 존경스러워진다.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한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다.’(P336)



프롤로그의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미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품이나 예술가가 좋아서, 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거나 힐링을 하고 싶어서 같이 각각 다를 것이다. 저자는 미술관에서 사는 법을 배운다고 말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들의 기쁨과 고통, 열정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작으로 탄생시킨 거장이라 불리우는 예술가들을 통해서 말이다. 마네, 드가, 터너, 책으로 만난 12명의 화가들의 전시를 정우철 도슨트와 함께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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