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채로운 컬러의 안목 - 컬러의 말을 알면 세상이 즐거워진다
오창근.민지영.이문형 지음 / 성안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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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각자는 하나의 독특한 컬러다. >

 

초록색 텀블러, 파란색 이어폰 케이스,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이루어진 책갈피, 검은색 볼펜과 하얀색 노트북,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수많은 색에 둘러쌓여 있다. 색에 담긴 시대별, 사회별로 변화해온 의미와 유래, 컬러가 활용되는 다양한 사례와 활용까지 인문학적,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한 컬러의 세계는 제목 그대로 다채롭기 그지없다.

 

 

다른 사람의 눈에 세상은 어떤 색으로 보일까? 가끔씩 궁금했던 질문이다. 대부분의 바다를 파랗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햇빛 가시광선의 흡수와 반사 과정에서 푸른색 파장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색은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아 실제와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의 6%에 가까운 사람들은 색각이상이라고 한다. 예시를 통해 보여주는 특정 색이 인식되지 않는 경우의 색상 차이를 보고 있자면, 눈 내부의 미세한 세포 구성의 차이가 각자에게 세상을 얼마나 다르게 보이게 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고양이나 강아지의 눈에 보이는 밤의 풍경이나 종에 따라 시야각의 차이에 따라 공간을 인지하는 형태도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나 다르게 보이는건가?‘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만드는 여러가지 예시를 보면서 각각의 눈에 보이는 세상이 얼마나 다양한 색과 형태를 띠고 있는지 다시금 인식하게 만든다.

                            

 

 

 

컬러가 담고 있는 다양한 의미와 역사는 무척 흥미롭다.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어서 ’백의민족‘이라고도 불렸다. 흰옷의 ‘희다’는 햇빛처럼 밝다는 뜻의 ‘해(아래아)다’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섬기고, 스스로를 하늘의 후손이라 여겼기 때문에, 화려한 염색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흰옷을 선호했다고 한다. 다양한 이유로 고려, 조선시대에도 여러차례 왕들이 흰옷 금지령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실패했다고 하니 흰옷에 대한 애착이 얼마나 컸는지 상상이 된다.

 

노란색을 떠올리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슬픔이다. 우리에게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상징이자 기다림의 상징이기도 한 노란색은,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저항의 상징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2018년 유류세 인상에서 시작되어 반정부 시위로 확산된 노란 조끼 시위는 프랑스 전역에서 전개되었고, 일국양제 정책에 반하여 홍콩의 행정장관을 베이징에서 파견하려는 중국 정부에 대항하여 홍콩의 젊은이들은 노란색 우산을 들고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반대로 태양의 색이자 부와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긍정적인 이미지 역시 많이 담고 있다. 황금색은 신성함과 부귀, 욕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한가지 색에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무수히 많은 의미가 교차한다.

 

검은색 역시 엄숙한 성직자의 이미지와 반항아의 양면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예술가처럼 창의적이며 수도승처럼 엄격하고 반항아처럼 평범함을 비웃는’ 블랙은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담고 있다. 블랙은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색상 중에 하나다. 그 검은색 패션들에는 과연 어떤 이미지와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일까?

 

컬러는 단순한 디자인의 수단만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나타내는 표현이 되기도 하고, 무언가를 전달하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과거 색은 권력과 계급을 표현하기도 했다. 현대에는 비즈니스나 마케팅에도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색은 그 자체만으로 표현이 되기도 한다. 우리의 일상은 크게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컬러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색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세상을 좀 더 다채롭고 깊게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컬러의 말을 알면 세상이 즐거워진다.』

표지의 문구 그대로 색에 대해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의미에 대해 알아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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