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의자 유래 사전 - 한눈에 알 수 있는 350가지 의자의 역사와 디자인
니시카와 다카아키 지음, 사카구치 와카코 그림, 박유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언젠가부터 의자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하루 깨어있는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의자와 함께하다보니 좀 더 편안함을, 앉아있으면 즐거운 디자인의 의자를 찾게 된다. 그런 의자의 역사와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의 출간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부터 20세기를 거쳐 현대까지 각 시대별 디자인의 흐름과 유럽의 모던 디자인, 미국, 중국,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의 의자를 시대별, 디자인별로 소개하고 있어 의자의 시대별 변화를 잘 보여주며, 디자인의 유래와 탄생한 계기, 의자의 소재와 형태, 특징, 각 의자들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 만들어진 배경, 에피소드들과 그렇게 만들어진 훌륭한 명작의자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300점이 넘는 섬세한 일러스트들이 눈길을 확하고 사로잡는다. 각 의자의 특징을 잘 잡아 묘사하고 있는 일러스트만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책이다.

 

인류가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만들어진 의자는 단순히 앉기 위한 용도 이외에도 권위와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으로도 사용되어서일까 고대 이집트나 로마, 중세를 거쳐 18세기까지도 고딕, 바로크 양식 등 화려한 장식적인 측면이 강한 의자들이 많이 눈에 띈다. 투탕카멘의 옥좌, 제례용 의자나 영국왕 대관식 의자인 코로네이션 체어는 꼭 한번 실물로 보고 싶을 정도이다.

 

재미있는 점은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의자의 계통도]를 보다보면 고대 이집트, 그리스 시대의 의자부터 현대까지 디자인적인 부분에는 많은 변화가 있지만, 의자의 기본 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다.

약 5000년 전 나무 한그루를 통째로 깎아서 만든 다리 3개인 목제 의자는 지금의 스툴과 큰 형태차이가 없어 보이고, 이미 완전한 형태의 의자의 모습을 한 투탕카멘의 옥좌나, 투탕카멘 분묘에서 출토된 접이식 스툴의 존재는 놀라울 정도이다. 중세 유럽 교회의 성직자석으로 사용되던 주교좌를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관이나 공연장의 의자의 형태가 떠오른다. 시대와 관계가 주는 다양한 상징성과 의미 역시 ‘앉는다’라는 의자의 고유 특성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동물 모티브로 된 다리가 많은 고대 이집트, 우아한 라인의 고대 그리스의 디자인, 장식성이 강한 로마시대의 의자,

중세 유럽시대에 등장한 좌석 밑 물건 수납이 가능한 형태의 의자들과 고딕, 로마네스크, 바로크, 루이14세 양식, 아르누보 같은 화려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

현대 사이드 체어의 원형인 15세기의 스가벨로, 넓은 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앉기 쉽도록 좌석 앞부분이 넓은 프랑스 상류 계급 여성들의 수다용 의자 카케투와르, 적절한 가격으로 농민들이 사용하던 실용적인 윈저 체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던한 북유럽 디자인, 경제 발전과 더불어 탄생한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미국의 디자인, 독창적인 이탈리아 모던, 현대, 다양한 유형의 디자이너들에게서 탄생된 아름답고 획기적인 의자들.

서로 영향을 주며 진화해가는 의자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의자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며, 단순히 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을 넘어 더 큰 의미와 가치를 주고자 진화하고, 만들어지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를 보며, 나는 어떤 조건으로 의자를 선택해 왔을까? 어떤 의자에 앉고 싶은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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