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보와 니체 라임 어린이 문학 44
소피 탈 멘 지음, 마이테 슈미트 그림,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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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랑바레 증후군’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다. 열흘간 아이를 데리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동안 아이의 하지는 서서히 마비가 되어갔고 어느 날 풀썩 주저 앉아 버렸단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발끝에서 부터 진행되었고 그것이 반대로 머리에서 부터 시작되었다면 열흘이 되기도 전에 심장까지 도착했을 확률이 높았을거라고 했다. 며칠전에도 축구를 하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았던 조카의 소변줄과 휠체어 탄 모습을 확인 했을 때, 이 아이가 겪었을 좌절은 가늠 조차 되지 않았다. 녀석은 담담하게 발가락부터 감각이 사라졌고 걸음걸이가 둔해졌는데 그 다음엔 하체에 모든 관절이 멎어가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지만 누구도 공감해줄 수 없을 만큼 큰 공포를 혼자 감당 했을 아이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전할 수 없어서 좋아하는 모형키트를 한가득 병실에 두고 돌아왔던 날이 떠올랐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의족과 함께 재활병원을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온 티보는 동물 보호소에서 웅크린 채 떨고 있는 니체를 입양하게 된다. 티보의 사랑에 보은하듯 성장해가는 니체의 행동 언어를 통해 빗장을 열고 자신에 두려움과 상처도 꺼내 놓게 되는 #티보와니체 의 과정을 그리며 회복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본다. 태도와 마음가짐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들려주는 이 책은 위로의 첫 단계는 교감이라는 것을 알리며 고통을 나누고 덜어주고 싶다면 과한 친절이나 배려를 보일 것이 아니라 정직하고 담백한 표현을 해보라 간접적으로 권하는 것만 같다. 간절히 살아낸 보호소의 유기견과 다리를 잃은 아이의 이야기에서 애달픔보다 솔직함의 힘이 느껴지는 것은 자신에게 놓인 상황을 처지로 받아들이지 않는 주인공의 명확한 표현와 태도가 독자의 기운도 함께 솟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반려인과 반려견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너머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지혜로운 파트너와 함께라면 고난이 성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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