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사르르, 달빛 그림자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은정 지음, 레지나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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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내게는 중얼거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것이 대화와 비슷해서 가끔 엄마가 내 방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때에 혼자 읊조렸던 말들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지만 외롭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내 안에 누군가를 불러냈었다. 내가 놓여야 되는 상황을 그리며 군중이 되기도 하고, 대칭되는 인물이 되어보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예상해보는 연극의 형태인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억울하고 화나는 감정을 뱉아내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기도 했다. 중얼중얼 시간만큼은 긴장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감싸주는 더 없는 시간이었다. 나는 지금도 자주 그 방법을 쓰는데 그때에 맹점은 스스로에게 치우칠만큼 관대한 사랑을 내린다는 것이다.

#마음이사르르달빛그림자 처럼 생활을 면밀히 공유하지 않는 제3의 존재의 유무에 따라 감정 공유의 폭이 달라진다. 가끔 찾아오는 이모에게 내 이야기를 더 술술 잘하게 되는 논리와 비슷하다. 이 책은 보름달 그림자와 주인공의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맹목적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가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세울수 있는지 안온하고 편안하게 들려준다. 그릇된 것을 꼬집고 바르게 잡아주고 싶은 마음 역시 사랑의 연장선이지만 이 책은 따뜻한 사랑의 말이 한번의 꾸짖음보다 더 큰 힘을 갖는 다는 것을 달빛그림자의 하해와 같은 사랑을 빌려 말한다. 존중이라는 이성의 언어보다 앞에 놓아야 할 것은 사랑의 언어임을 망각하고 있진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우리학교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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