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저 예민한 남자입니다
박오하 지음 / 밝은세상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뾰족하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으려 정신을 붙들고 산다. 그것은 뾰족함을 무기로 무례하고 안하무인 지내온 날에 대한 반성과도 같다. 언제부터인가 나를 곤두서게 하는 비상식의 상황들은 모든 것은 내 기준의 상식임을 깨닫게 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예민함과 상식적 행동은 모두 주관적이다>

하지 말아야 할 말임을 안다. 남자답다 여자답다. 하지만 성별을 무시할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어쩌면 성별을 존중해야 하는 순간이라 하겠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었다 해도 상대는 의도가 없었을 확률이 훨씬 높다. 대학가면 취업, 취업 하면 결혼, 결혼 후엔 아기, 아기 낳으면 둘째, 어른들의 인사다. 침범이라 생각했던 인사들. 제발 내게 아기의 '아'소리도 임신의 '임'소리도 꺼내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었다. 그런데 정말 궁금 + 정말 걱정이 되어서가 아니라 인사 같은 질문에 나만 불불 댔던거더라.

기억력이 좋고 꼼꼼한 사람이었던 내가 이렇게 덜렁거릴줄 몰랐다. 내가 신경이 미쳐야 할 곳이 많아지면서 헐렁해지기 시작했고 적당히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이 책을 쓴 작가님께서 사회가 예민함을 터부시하고 있지 않음을 느끼는 순간이 오길 희망한다. 예민함의 종류가 다를뿐, 개성처럼 가진 각자의 예민함이 있다고 말이다. 책을 통해 나의 고슴도치 같았던 시절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저예민한남자입니다 #밝은세상 #책이야기 #호수네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