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시간의 역사 - 시곗바늘 위를 걷는 유쾌한 지적 탐험
사이먼 가필드 지음, 남기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한번도 시간에 쫓기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하긴 학창시절에도 그랬는지 모른다.
내 성격의 문제도 있겠지만.... 30대까지는 정말 시간에 질질 끌려다닌 거 같다.
늘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아니 생각해보면 늘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삶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시간에 쫓기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솔직히 쫓기고 있다. 시간에...

시간의 흐름은 역사라는 흔적을 남긴다.
나는 과연 어떤 시간 속 어떤 역사를 만들어 왔을까?

이 책의 저자 사이먼 가필드는 정말 자유로운 글쓰기의 대가인 것 같다.
시작부터 시간에 대한 공감이 확~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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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문에서...
엘리스: 영원이란 어느 정도의 시간인가요?
흰 토끼: 때로는 단 1초가 영원이 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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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읽었던『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이 같은 명언이 있었구나... 새삼 감탄스럽다.

작가는 서두에서 시간에 사로잡힌 현대인과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어부와의 대화를 거론하는데..
읽으면서 마음에 팍! 꽂히는 건... "그래, 난 역시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이야."였다.
어차피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 편안하게 노후를 쉬기 위해 바닷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삶을 할 건데...
어부는 이미 낚시를 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왜! 굳이! 더 많은 고기를 잡기위해 골몰해야 하는가!
어부야말로 진정한 삶의 철학자구나. ^^

 책 제목답게 시간과 관련된 일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개된다.
달력을 바꾸고 시계의 기준을 바꾼다면 인간은 시간을 지배할 수 있을까?
단순한 생각으로는 그렇게 보일 지 모르지만 인간이 물리적인 시간 개념을 바꾸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해 보면 시계라는 기계를 발명하면서 인간은 더 시간에 얽메여 살고 있다.
몇시 몇분 몇초에 무엇을 시작하고... 무언가를 끝내고...

해가 뜰때쯤 무언가를 시작하고 해가 질때쯤 무언가를 마무리 짓던 시절에 비해 정확한 시계가 발명된 이후 우리의 삶은 더 행복해 졌을까? 모르겠다...

저자는 스스로 명품 시계를 만드는 회사에서 정교한 시계를 만들어 보며 시계를 만드는 사람들이 쌓은 시간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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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pp.186-187
 "누구나 일이 손헤 잡히지 않는 날이 있을 겁니다. 저는 부품 하나를 잡고 두세 시간 일하다가 휴식을 취합니다."
"커피 타임도 있겠군요?"
"아침에 한 잔 마시고 점심 때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지요. 너무 많이 마시지 않게 주의하고 있어요."
나는 라두 씨의 작업 모습을 보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시계를 구매하는 가장 그럴 듯한 명분을 찾았다. 이곳에서 만드는 시계는 명품이라는 명분이다. 100년도 휠씬 넘는 오래전부터 시계라는 기계 안에 시간을 담은 스위스와 독일, 프랑스의 시계 명인들은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그러다 보니 시계의 기능은 점점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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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한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가에게 있어서도 시간은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감상하는 관람자도 그 시간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책 속에서는 시간과 사진에 얽힌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는 닉 우트를 언급한다. 그의 베트남 전쟁 당시 촬영한 사진에 얽힌 이야기는 아마도 종군 사진가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고뇌와 번민일 것이다. 부상당한 아이, 총격에 직면한 사람들. 먼저 그들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셔터를 먼저 누를 것인가.
시간은 한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참 잔인하기도 하다.

저자 사이먼 가필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녹아든 잔잔한 우리들의 에피소드를 끄집어 냈다. 
우리 모두 공감할 만한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여러분은 시간에 갇혀 지내시나요 아니면 시간을 지배하고 계신가요?
만일 시간을 지배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부럽습니다. 그 분 밑에서 수련을 받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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