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백제 - 백제의 옛 절터에서 잃어버린 고대 왕국의 숨결을 느끼다
이병호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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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선택하고 싶었던 도서가 아니라 차선으로 택한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오히려 이 책이 내겐 더 필요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저자의 백제에 대한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음... 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서울을 과연 이 만큼 사랑하는가? 대답은 "아니"였다.

저자는 나와 동년배 인 듯한데 어쩜 어릴 때부터 자기가 갈 길을 이렇게 명확하게 정했을까?
솔직히 난 이 책을 처음 읽으며 그 점이 가장 의아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았고, 그럭저럭 주변 상황에 맞추어 대학에 갔던 나는... 
저자 이병호의 어린 시절과 비교하니 참으로 창피했다.

어려서부터 역사를 공부를 하고 싶었다는 저자.
와~ 정말 대단하다. 그 나이에... 내 주변에 불과 열 대여섯살부터 그렇게 명확하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정한 친구가 없었기 때문일까? 대부분 막연하게 자신의 성적에 맞추어 대학과 학과를 정했고, 그 이후에 진정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발견하고 찾아갔다. 그러니 이미 스무살 아니 서른 살이 넘어서 발견한 친구들도 많다. 그런데 저자는 불과 열 대여섯살에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명확한 길을 선택했다.
그것도 역사학도의 길. 백제에 대한 사랑.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이들이 말하듯 이 책은 단순히 백제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역사를 사랑한 어린 학생 이병호가 어떻게 백제를 사랑하고 그에 대해 공부했고, 자신의 직업으로까지 연결된 저자의 삶에 얽힌 백제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저자보다도 한~참 나중에 돌고 돌아 서른 후반에 미술사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국내 여러 유적지에 답사를 갔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백제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연구가 부족하다지만 내가 다닌 유적지는 백제지역이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백제는 일본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기에 일본에서도 백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다.
그러니 저자가 백제에 대한 연구자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에 살짝(?) 공감 가지 않았다. ^^;
모두들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아직 다 미흡하게 느껴지나보다.
나 역시 내 연구 분야에는 국내에 연구자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백제하면 역시 부여 정림사지가 떠오른다. 물론 답사도 가 보았다.
저자는 정림사지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가치를 언급하기보다는 자신이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발견하고 접한 정림사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논문을 쓰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음... 글쎄 과연 일반 독자들에게는 이 과정을 길게 펼쳐 놓은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질까? 조금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나 역시 논문을 쓰면서 자료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 있을 때마다 희열을 느끼기에 저자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빠져든 기분을 이해한다.

백제 예술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금동대향로가 발굴된 부여 능산리사지에 대한 이야기.
능산리사지 또한 백제 유적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작년에 중국어와 일본어 관광통역안내사 공부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 
백제의 이런 지역들은 2015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가 지정한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은 현재까지 모두 12개다.
가장 먼저 1995년 지정된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1997년 지정된 창덕궁, 화성.
2000년 지정된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 유적.
2007년 지정된 제주 화산섬 용암동굴.
2009년 지정된 조선왕릉.
2010년 지정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 양동.
2014년 지정된 남한산성
2015년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

그렇게 연도별로 적고 보면 역시 오랜 경험을 가진 저자의 말대로 백제는 가장 늦게 주목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경주역사유적지구에 비해 15년이나 이후에 지정되었으니 말이다.
 
저자의 글 중 마지막 부분에 "박물관에서 글을 쓴다는 것"이라는 부분에 상당히 공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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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57. 본문 중에서

국립박물관의 큐레이터이자 역사학자로서 글을 쓰면서 어느 순간 내가 쓴 글이나 논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략) 나의 가설에 근거해서 관북리 유적 남쪽 일대의 토지를 국가에서 매입하고 발굴작업이 이루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에는 아예 구아리 일대 전체를 고도 보존지구로 확대지정해서 개발 전에 반드시 조사를 받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중략) 아이디어나 작업 가설 차원에서 제시한 논문인데도 불구하고 나의 논문 때문에 누군가는 생존권이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게 되었다. 그 일로 연구자로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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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글의 마무리에서도 백제에 대한 연구는 이제 겨우 시작된 것이며 앞으로도 꾸준히 더 많은 연구자들이 이에 대해 연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비추고 있다.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백제에 대한 사랑이다. ^^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사로 시작해서 지금은  국립미륵사지 유물전시관 관장으로 있는 저자 이병호의 백제에 대한 사랑에 대해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나는 과연 무엇에 이렇게 뜨겁게 꾸준히 열정을 쏟은 적이 있던가? 이 책은 다시한번 백제를 되돌아보게 할 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 향후 내 자신의 생각과 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단순한 지식이 아닌 삶의 태도에 대해 몸소 실천하며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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