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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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었는데 서평단 신청 도서에 올라왔다. 그리고 간신히 추가 막차를 타서 손에 들어왔다. ^^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부터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그 골목길 상권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8년째 이곳에서 살고 있다. 지인이 사는 곳도 태어나서 자주 가본 적도 없는 이 동네에 무작정와서 살기로 한 것은 바로 하늘이 보여서였다. 서울의 어느 지역을 가도 아파트로 가득한 요즘, 하늘을 보기 힘들다. 걸을 때마다 높다란 빌딩에 숨이 막혔다. 그런데 이 동네는 뭔가 낡았지만 소박하고 편했다. 숨 쉬기 좋았다. 그래서 집을 보자마자 주인과 덥썩 계약을 했고 열흘만에 이사했다.

그랬던 이 동네가 3-4년 전부터 크게 달라졌다.
우리 집 바로 맞은 편에 있던 오래된 단독주택은 자본가가 사들여 회사 건물이 되었다.
당연히 허름한 주택을 부수고 5-6층짜리 건물을 지었다. 그래서 나의 하늘은 사라졌다.
걸어서 1분만 가면 TV의 유명 맛집 프로그램에 나온 레스토랑들이 빠르게 자리잡아갔다.
원래 유명했으나 요란하지 않은 식당도 있고, 최근 유행을 타고 생겨난 식당도 있다.
물론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1-2년전부터 관광공사의 조사 차량도 눈에 띠고 당연히 해외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이 동네가 점점 매력적으로 바뀌어 간다지만 나는 아무래도 서서히 이 집을 떠나야 할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세도  감당하기 어렵고 더 이상 내가 좋아했던 평화로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모종린의 이 책은 서울의 홍대, 상수동, 이태원, 광주, 제주 등 다양한 국내의 골목길 상권에 대해 거론하고 있다. 그 골목길을 선호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특성, 골목길과 자본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 등 역시 경제학자다운 해석이다. 그는 연희동을 건축으로 정체성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골목길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몇몇 건물을 제외하고는 과연 그런가? 하는 것이 현지 주민으로서의 내 소견이다.

일본의 소도시 거리도 소개하고 있다. 90년대 일본에서 거주할 때 나는 이미 그 골목 상권을 경험했고 즐겼다. 주택가 한복판에 뜬금없이 자리한 파스타집. 그땐 참 의아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물론 그 집의 조건은 맛있어야한다. ^^
최근 동네에 내가 좋아하는 일본 우동집이 있는데 그 곳은 매일 운영하지 않는다. 운영하는 날짜를 매달 초에 페이스북에 공지한다. 운영시간도 11시-14시까지만 한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참 다양해 지
고 있다는 증거고 난 이런 점이 좋다.

이렇게 골목에 번화한 상권이 형성되면 가장 큰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이다.
그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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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p118
현재 젠트리피케이션 논쟁으로 곤욕을 치르는 한국사회는 젠트리피케이션과 듀플리케이션의 차이를 인지하고 주목해야 한다. 뉴욕 역사는 골목길 정책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듀플리케이션 예방을 위한 현실적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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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즐겼던 가게와 지역들이 나와서 뭔가 친근감이 느껴졌다.
1990년대 성업을 이루었던 이대 상권부터 2016년 폐업한 이대후문 라리까지... ^^;

이 책의 골목길 여행은 일본의 도쿄, 중국의 상하이, 영국의 에든버러 등등으로 이어진다.
내가 가본 곳은 공감을 느껴서 좋고 가보지 못한 것은 신선함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아쉽게도 결론은 모두가 어느 정도 생각하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정부의 규제와 협조가 있어야 하고, 골목 장인을 육성해야 하며, 장기적 안목으로 보아야한다는.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고 생각하고 있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활자로 인쇄되어 정확히 포인트를 집어보고 가는 것은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이러한 사실을 각인시키고 그 중요성을 알리는데 소금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말하지않고 생각만 하면 잊혀진다.

이 책은 경제학 전문가가 쓴 어렵지 않은 골목에서의 자본이야기이자 우리 삶의 경제이야기다.
과연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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