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나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카오리 만큼은 아닐지 모르지만,
오쿠다 히데오도 우리나라에서 이미 익숙한 일본 소설가다.
내가 처음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역시 『공중그네』다.
의사 이라부의 기상천외한 행동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다.
오호~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가 있구나~
만화를 읽으며 낄낄거리고 웃는 것과는 또 다른 포복절도할 소설이었다.

그 이후, 나는 오쿠다 히데오의 매니아가 되었다.
『걸』, 『남쪽으로 튀어』, 『마돈나』, 등 왠만한 그의 소설은 모두 찾아보았다.
우리나라에 아직 번역되어 나오지 않은 것은 일본어 원서로 된 책을 사서 볼 만큼 한때는 그의 작품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솔직히 요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

이번 신작 『버라이어티』는 말그대로 버라이어티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작가 스스로도 '여러가지가 가득한' 책이라고 적어놓았다. ㅋ

 

 

『버라이어티』는 6편의 단편 소설과 2편의 대담,
그리고 1편의 아주 짧은 스토리가 함께 있는 소설책이다. 
모두 재미있는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다.

단편은 이렇게 6편~
「나는 사장이다」
「매번 고맙습니다」
「드라이브 인 서머」
「더부살이 가능」
「세븐틴」
「여름의 앨범」 
 
대담은
오쿠다 히데오가 일인극의 대가라 불리는 일본의 배우 잇세 오가타와
웃음에 대해 이이기한 「'웃음의 달인' 뒷이야기」가 한편,

드라마 작가이자 소설가인 '야마다 다이이치와 요즘 드라마나 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향에 대해 이야기한 「모든 사람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가 또 다른 한편있다.
이 대담 제목도 공감이 갔다. 요즘 우리는 어두운 면은 눈을 감고 보지 않으려한다.
무언가를 믿는 사람들은 나쁜 기운이 느껴지고 그것이 옮을까봐 싫다고도 한다.
그래서 늘 밝은 면만 보려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세상은 언제나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

단편「나는 사장이다」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이제 막 독립된 자신의 회사를 차린 사람이라면
10000% 공감 갈만한 내용이다. ㅋ
회사까지 차린 것은 아니지만, 나역시 회사라는 커다란 둥지(?) 속에 있다가 지금은 혼자서 일을 하고 있다보니 구절구절 감탄이 나올 만큼 공감갔다. 역시 오쿠다 히데오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 감춰진 내면을 '툭'하고 유머러스하게 건드리는데 천재다. ^^  

두번째 단편「매번 고맙습니다」는 이 소설집에서 유일하게 앞 내용과 연결된 스토리다.
「나는 사장이다」의 주인공 나카이 카즈히로가 독립하여 세운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면서 부딪히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원서를 읽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매번 고맙습니다'는 아마도 일본어로 毎度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를 번역한 것이리라.
'마이도 아리가또고자이마스(毎度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는 일본과 거래를 할때 늘 사용하던 말이다.
대기업이든, 조그만 가게든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은 아마 이 말을 꿈에서 나올만큼 많이 사용하지 않을까... 싶다. ㅋ

「드라이브 인 서머」
아... 이건 정말 웃긴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이 너무 기가막혀서 정말 이런 상황이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은근 공감가기도 하고...
말도 안되는 억측을 쓰는 인물들 사이에 주인공의 상황도 꼬이고...
한여름, 내 차안에 갑자기 탑승하게 된 타인들과의 말도 안되는 얽히고 설킨 이야기.
그러나 있을 법도 한 이야기. ㅋ
역시 오쿠다 히데오는 디테일에 강하다.

「더부살이 가능」
일본~하면 역시 온천이 떠오른다.
부모님이 온천을 좋아하셔서 종종 갔었는데 온천마을에 이런 숨은 이야기도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일본에 거주할 때 바로 앞에서 경험했던 오움진리교에 얽힌 인물이 등장한다.
아.... 그때 정말 무섭고 섬뜩했다.

「세븐틴」
친한 선배 중에 이미 대학생이 된 딸을 둔 분이 있다.
그런데 항상 그 딸의 귀가시간을 걱정한다.
그런 딸을 둔 엄마에게 비록 마음은 냉정해 질 수 없을지 몰라도 나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며
지금 어린 그 딸의 기분을 좀 더 쿨~하고 멋지게 이해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보라 권하고 싶은 스토리다.   

「여름의 앨범」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오래 전에 봤던 어린이의 눈으로 전개된 어른 영화 <말미잘>이 생각난다. 
아이들은 어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알고 있지만, 입밖으로 내지 말아야할 것들이 어른들의 세상에는 너무도 많다.
보조바퀴를 때고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사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함께 전개되는 이야기는...
직접적 묘사가 아닌 간접묘사로 이루어져 있어 잔잔하게 나의 어린시절을 돌아보게 한다.
 
이전에 읽었던 오쿠다 히데오의 포복절도할만한 유머가 담겨있지는 않지만,

읽다보면 쿨!하고 웃음을 자아내거나
뜨끔!하는 공감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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