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경비원의 일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0
정지돈 지음 / 현대문학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2019년에 읽게 될 문학독후의 마지막 도서.

정지돈 작가의 『야간 경비원의 일기』.

서양 앤틱 분위기 물씬 풍기는 벽시계를 중심으로 좌우로 이어진 기와장.

표지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송지혜 작가의 작품이란다.

 

이 책의 제목이 가슴에 와 닿은 이유.

한 때 알고 지내던 가까운 지인이 야간 경비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유명 대학을 나왔고,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인생은 마음 먹은대로 순탄치 않아서 이런 저런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40대 중반부터 야간 경비 일을 시작했다. 그는 아마 경비원들 중에서 마치 이 소설에 등장하는 조지(훈)과 유사한 인물이었을 듯하다. 왠지 야간경비 일과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 야간 경비원을 포스트 휴먼이라 말하는 조지(훈).

하긴 요즘엔 명예퇴직하고 제2의 직업으로 경비 일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 수 있으니 이건 나의 편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는 그는... 그 일을 하다가 50대 중반에 고단했던 삶을 정리했다. 그래서 내게 야간 경비라는 단어는 뭔가 마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일기다.

야간 경비원의 일기.

서울 곳곳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기에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읽으니 더 실감났다.

밤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

스스로를 유대인이라 말하는 기한오.

2010년대에 1990년대 의상을 입은 시대착오적인 동시대인 이성복.

실현이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쓰는 수학과 대학원생 에이치.

유도선수 출신의 전영웅. 야간 경비의 세계에도 대숙청이 존재한다. 그 속에서 살아남은 전영웅.

"경비원은 투명인간이다."

이 문장이 매우 인상적이다.

유니폼을 입으면 그 사람은 고유의 이름을 가진 한 인물이 아닌, 그저 불특정 경비원이 된다.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사람 대부분이 경험하는 일이지만, 밤의 세계의 경비원은 특히 더 그 특징이 강하게 발휘된다.

2018년 1월 3일에 시작한 일기는 불과 3개월이 채 못된 3월 24일 일기로 끝난다.

이 짧은 기간동안 이들은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우리 삶 바로 옆에 존재하는 이야기.

잠시 옆을 돌아보면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어쩌면 항상 무심히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소설 덕분에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됬다. 사람들의 삶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고 누구에게나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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