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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지하철
마보융 지음, 양성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마보융의 글은 지난 번 『장안 24시』로 처음 읽었다.
중국의 광대한 역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은 이번 소설 『용과 지하철』에서도 유사하다.
마보융은 역시 중국판 댄 브라운을 연상하게 한다.

소설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좀 의아했다.
용은 고대부터 중국인들이 상서로이 여기는 상상의 동물인데 지하철은.... 현대산업문명의 산물이다.
소설의 배경은 마차를 타고 다니는 고대로 설정되어 있는데 도대체 뜬금없이 지하철이 왜 등장할까?
이 소설을 읽다보면 현대와 고대가 뒤섞여 있다.
마차를 타기도 하는데 비행기도 있다. 그리고 용을 지하철처럼 사용한다. 이 점은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를 떠오르게 한다. ^^
용을 교통수단으로 사용하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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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어른들이 용에 올라타느라 정신이 없어 자신을 눈여겨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나타는 몸을 움츠렸다가 힘껏 위로 솟구쳐 용 아래턱 비늘을 잡고 안오로 쏙 들어갔다. 작은 체구를 비늘 뒤쪽에 숨기고 조용히 비늘을 끌어내렸다. 완벽하게 은폐되어 이곳에 어린아이가 숨은 줄 아무도 알지 못했다. 나타는 몸을 움츠린채 용이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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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인 아버지를 둔 주인공 나타는 겁도 많고 호기심도 많고 사랑도 많은 소년이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힘든 노동을 하고 갇혀 사는 용을 보며 측은함을 느끼는 나타.
소설을 읽으며 중국에서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책 속에서는 이리 천대를 받다니... 발상이 흥미롭다.
상상의 동물인 용은 불노장생할 것 같은데.. 소설 속에 용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인간들이 던져주는 고기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나타는 인간들에 의해 날지 못하게 된 용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최선을 다한다.
그러한 가운데 나타를 도와주는 비행사 심문약과 옥환공주.
역시 중국판 SF다. ^^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그 누구에게도 자유는 역시 소중하다.
『장안 24시』에 비하면 분량면에서도 내용면에서도 상당히 가볍고 심플하여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무게감은 당연히 『장안 24시』이지만, 새해 시작을 좀더 가볍게 맞이하고 싶다면 『용과 지하철』이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음... 우리나라에서 이런 소설이 나온다면 어떤 상상의 동물이 등장할까?
『용과 지하철』외에 이 책에는 3편의 단편소설이 있다.
「고북부 출입금지 구역」
「고고물리학」
「대접근 대이동」
마보융 소설의 특징인 중국 고대사와 신화, 그리고 고고학적 요소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현대문학에서 연이어 마보융의 소설을 출간한 것을 보면 이제 우리나라에도 중국현대소설이 좀 활성화 되려나보다. ^^ (물론 앞으로의 동향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편중된 국가의 소설만이 아닌 다양한 국가의 소설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