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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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태어날 때부터 집안에 종교란 것이 있어서 나의 종교는 천주교가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은 아니 이미 오래 전부터 나는 거의 성당에 나가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미사를 드리지 않을 뿐 가끔 나혼자 성당에는 간다. 
성당의 분위기는 좋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혼자있으면 왠지 마음이 정돈되는 기분이라서 좋다.
그리고 가끔 혼자서 나의(여기서 나는 종교적인 하느님이라기보다는 그저 내가 생각하는 하느님이다) 하느님과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살면서도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다.
아니 다시 정확히 말하면 어릴 적 성당다닐 때는 수녀님이 숙제를 내 주시고, 그거 잘 해가면 칭찬받으니까 좋아서 성경을 읽고 쓰기는 한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그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굳이 나의 종교적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종교와 연관이 있기때문이다. 단 이 책의 등장인물들이 믿는 종교는 천주교가 아니고 개신교이다.

목양면이라는 작은 마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대체로 이런 마을에서 발생하는 일들은 종교나 무슨 단체와 연관이 있다. ^^;

 

 

비록 나는 욥기를 읽지는 않았지만 책 속에 적힌 '작가 이기호'의 글을 보니 욥기는 아버지와 자녀의 이야기인가보다.

본문 중에서 p166
"아무 죄 없이 죽어간 욥 자녀들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이어 쓰고 싶었죠.
 제가 읽은 구약 속 욥은, 자신의 자식들이 고통 속에서 죽은 뒤에도 여호와의 이름을 찬송하는, 이상한 아버지였어요. 하지만 정작 자신의 발바닥에 악창이 나자 그제야 비로소 하나님을 원망하고 저주하는 인물이었죠. 저는 이 아버지가 도통 이해되지 않았어요. 뭐, 이런 아버지가 다 있나? 아버지가 진짜 아버지가 아닌, 뭐 군대에서 말하는 그 아버지 군번을 뜻하는 것인가? 뭐 뭐, 자기가 영조야? 아님 뭐 대부인가? 자기가 뭐 돈 코를레오네야? 알파치노야? 계속 이런 기분이었다."

 책의 제목에서 알려주듯 이야기는 목양면이라는 작은 마을에 화재사건이 발생하면서 부터 시작한다.   이야기의 형식은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마을 사람들 (마치 마을에 그 연령대와 그 계층의 사람을 대표하듯 정말 다양하다) 열 명과 한 명의 하느님이 마치 경찰서에 가서 진술하듯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형적인 이 시대의 고등학생같은 말투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18세 고등학생 백승호.
사건현장과 주변, 그리고 그 곳 사람들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소방교 최상우.
(최상우의 이야기를 읽으면 화재가 일어난 건물과 목양면 주변에 대해 머리 속에 지도처럼 좌악~ 그려진다)
화재가 난 전(前) 건물주이자 이 이야기의 핵심적 인물인 최근식 장로.

그러나 역시 압권은 어디선가 나타나신 '하느님'의 이야기.

사람들은 힘들 때나 고통스러울 때 감사할 때 늘 하느님께서 나를 항상 굽어살펴주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 역시 어릴 때부터 생각한 건데 이 세상에 이 많은 사람들을 하느님이 시시각각 어떻게 다 살펴볼 수 있을까? 그게 정말 가능할까? 였다.
이 책의 저자 이기호도 그런 부분을 쿡! 찔러준다.
이런 이기호 작가의 유머 코드가 나와 맞아서 좋다.

최근 문학독후의 책들이 상당히 두꺼웠는데 이번 책은 손에 싹~ 잡히는 크기에 두께도 가볍게 읽기 적당했다. 마치 이기호 작가의 가벼운 위트처럼 추석 때 기차타고 고향에 가신다면 아마도 고향가는 길에 다 읽을 수 읽을 정도의 분량이다. (너무 빠른 KTX로 천안이나 대전을 내려가시는 분들은 좀 무리겠지만... ^^;)

독서의 계절이 왔으니 책을 더 읽고 싶지만
요즘 개인적으로 올해 안에 마무리 할 일이 있기에 자제 중이다.
음...읽고 싶은 책을 자제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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