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정석
이정서 지음 / 새움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이런 저런 일들로 이 책에 대한 서평이 늦었다.
늦게 읽은 것도 있지만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번역...
나는 현재 이런저런 일로 간혹 번역을 하지만 전업 번역가라 말할 수는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수학의 정석'이 아니라 '번역의 정석'이라...

 

 

 

솔직히 번역가 이정서의 번역서를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저자에 대한 이런저런 평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우연히 페북상에서 알게 된 지인은 이 번역가에 대해 그다지 좋은 이미지가 아닌 것 같았다. 
모든 소설도 영화도 여행지도 음식도 내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먹어봐야 판단할 수 있듯이 그래서 난 이 작가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번역에는 의역과 직역이 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만 2년동안 한국문학번역원 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며 항상 고민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의역이냐, 직역이냐.
지난 5월, 건널 수 없는 강으로 떠나신 번역원 아카데미의 K샘이 생각났다.
호랑이선생님이셨고, 무엇보다 번역가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었으며 자신의 신념이 확고했다.
선생님은 의역파도 직역파도 아니지만, 번역은 언제나 독자를 향해 있어야한다는 주의였다.
번역가는 항상 원작자 앞으로 나서면 안된다는 주의였다.
원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이점에 깊이 동의했다. 그래서 선생님을 존경했다.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자상하고 때로는 고집불통 할머니였다가 때로는 인자한 할머니로 변모하셨던 K샘. 아드님이 계신 일본에서 돌아가셨기에 아쉽게도 장례식엔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성묘하러 한번 가고 싶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번역의 정석』의 저자 이정서는 확실히 직역주의자다.
-----------------
p.14
우리는 일반적으로 '의역'에 너무 관대합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처음 공들여 옮긴 번역이 긴 시간 대접받기는 커녕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번역이라기보다는 그 번역을 참조한 '번안' 혹은 '표절'된 번역서에게 자리를 빼앗기게 되는 경향조차 있습니다.
-----------------
지나친 의역으로 인한 오역문제는 나 역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과연 직역만이 해답일까?

-------------------
p55
 원래 작가의 의도를 살리려면 가능한 한 직역을 해야한다는 말에 어떤 분이 "있는 그대로 직역하면 소설의 맛이 전혀 안 느껴지겠죠~^^"라고 댓글을 달아 왔다.
 이 분의 반응은 전혀 악의가 없는 그러나 우리가 수십년 길들여 온 번역에 대한 인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말이다.
-------------------

소설의 맛.
글의 맛.
음.... 이것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
p.266
10. 문학적 은유를 죽여버리는 번역
------------------
이 장에서 저자는 같은 『위대한 개츠비』를 출간한 A출판사의 C번역자와 B출판사의 D번역자의 글과 원문을 비교하며 은유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물론 같은 문장을 저자 이정서가 번역한 글도 올려놓았다.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판단은 역시 독자가 할 문제다.
당신의 의역파인가 직역파인가?
어느 것이 더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당연히 절충파도 존재한다.

번역에 대한 저자 이정서의 견해에 나는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토록 확고하게 번역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이 부럽다.  

번역가를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면 번역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섭렵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