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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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내 취향을 저격한 책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는 격곧의 20세 초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 시대에 대한 역사, 문학, 철학, 사회 등을 좋아한다.
물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세계 1, 2차 대전의 소용돌이 휘말려야했으며, 그 밖에도 수많은 전쟁과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잔인함을 맛보아야했다.
제국주의가 무너지고 사회주의국가가 형성된 시기도 바로 이때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20세기초 러시아 혁명의 격동기를 겪으며 사회주의로 변한 자신의 조국 러시아가 소련이 되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장 한 가운데에서 살아간 러시아 백작의 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을 쓴 저자는 러시아인이 아닌 미국사람이라는 점이다.
예일대학과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한 보스턴 출신의 작가. 우와~ 이력만 봐도 무자게 영재네. ^^;
대학원시절 이미 그의 필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소설을 쓰지 않고 20년 간 투자전문가로 일했단다. 그리고 40대 후반에 소설 『우아한 연인』(2011)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우아한 연인』은 2013년에 국내에서 출판되었는데 현재는 절판이란다.
음... 이 책도 함 읽어봐야겠다. ^^

소설의 흐름은 연대별로 이루어져있다.
소설은 주인공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이 1922년 크렘린 궁전에서 이제까지 누려왔던 백작으로서의 삶을 모두 박탈당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내용의 선고를 받고 나오면서 시작한다.
우리나라 역시 조선이 무너지고 근대 사회로 바뀌며 신분제도가 폐지된 경험이 있다.
양반이니 상놈이니 노비니 이런 제도가 없어졌을 때 각자의 위치에서 느꼈을 충격.

백작은 이제까지 자신이 지내던 호텔의 호화로운 방이 아닌, 평생을 호텔 다락방에서 지내야한다는 선고를 받았다. 러시아혁명이후 대부분의 귀족들은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도 그런 처지에 놓여있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전에 썼던 시 한편 때문이었다. 혁명가들은 그 시를 현 체제에 찬성하는 시로 해석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는 지주였고 백작이었기에 평생 자신이 머무는 메트로폴 호텔 밖으로 나와서는 안된다. 현대사회에서도 정치인들이 종종 겪어야 했던 가택연금인 셈이다.

한 평생을 갖혀 지내는 일. 어떤 기분일까?
내 생각에는 어둡고 고통스러울 것만 같았는데 로스토프 백작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귀족인 금수저였던 사람답지않게 소박한 삶 속에서 소소한 것을 즐길 줄 알았다.

p366
" 아, 봄이 끝나는군." 백작이 (그날 밤의 예약현황을 정리하던) 바실리에게 말했다. "저 젊은 여성들의 스커트 길이로 판단하건데, 오늘 트베르스카야는 지금 시각이 저녁 7시인데도 분명 20도가 넘을 것 같아. 이제 며칠 후면 남자아이들은 알렉산드롭스키 정원에서 몰래 꽃을 따서 꽃다발을 만들 테고, 에밀은 요리에 콩을 뿌리기 시작할테지...."

계절이 변하는 모습이 대한 그의 묘사가 참 평화롭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소설은 시대별 1922년, 1923년, 1924년 등등 이렇게 구성되어 있기에 개인의 변화이전에 러시아의 시대적 변화를 알 수 있다.
총 5권(쳅터명이 권으로 되어 있다)으로 되어 있어, 1920년대, 30-40년대, 1950-1953년,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스토프백작이 호텔을 떠난 1954년까지를 이야기한다.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역시 장편소설의 매력은 반전이다.
그를 죽음이 아닌 삶의 세계로 다시 던지게 해 준 시 「그것은 지금 어디 있는가?」에는 비밀이 담겨있다. (스포가 될테니 더 이상은 이야기하지 않겠다. ^^;) 그 사건과 얽힌 부분을 읽으면서 백작이 울었듯 나도 눈물이 났다. 삶이란 참...

소설을 읽으면 읽을 수록 저자는 정말 철저히 시대배경을 조사하고 인물 설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소설을 한편 쓰는데 5년, 7년씩 걸리겠지...
오랜만에 무게감 있는 소설을 읽어서 참 행복하고 마음이 가득찬 거 같아 좋았다.
역시 러시아 역사와 문화에 대해 좀 더 공부한 후, 일주를 꼭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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