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당연히 위로를 위한 책이라 생각했다. 『사랑이 끝나고 나는 더 좋아졌다』과연 더 좋아졌을까? 이 책을 손에 들자마자 나는 그런 의구심이 들었다.
p.24"우리 조금 거리를 두자. 네가 싫어진 건 아니야."네가 그 말을 뱉은 순간부터 우리 사이는 5억 광년쯤 멀어졌다. ---------------그래 맞다. 정말 5억광년쯤 멀어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말을 던진 사람도 받은 사람도 그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상처가 있었을지... 나 역시 경험으로 안다. 이 책은 헤어짐에 대한 남녀의 차이도 섬세하게 표현했다. 문득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이름으로는 일본인같은데 '디제이?' 좀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다. 일본 사이트에서 저자에 대해 찾아보니 "정체를 밝히지않는 주부 트위터리안, 블로거."라고 나와있다. 그런데 자신의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연애상담을 하고 그 가운데는 유명인도 있단다. 팔로워가 40만명을 육박하는 sns상의 상담사. 이 정도면 전문가 포스가 물씬 풍긴다. 저자의 블로그: djaoi.blog.jp
이 저자가 쓴 책을 찾아 한국어판으로 번역 출간한 출판사도 참 대단하다~ ^^ 원제는 想いよ、逝きなさい.직역하면 "기억(추억)이여, 떠나거라."뭐 이쯤되려나? 한국어 번역본 제목이 상당히 은유적이다. p. 109사귀었던 남자의 "친구로 돌아가자"는 말에서 친구는 친구 이상의 관계를 뜻합니다. 반면에 여자가 그런 말을 했다면 친구 이하의 관계로 지내자는 뜻이죠. 남자에게 헤어진 여자란 언제나 친구 이상의 존재이며 여자에게 헤어진 남자는 친구 이하의 존재입니다. 남자에게 헤어진 여자는 잊고 싶지 않은 존재이며 여자에게 헤어진 남자는 잊고 싶은 존재예요. 이는 성별에 따른 감수겅의 차이에서 생겨난 성향입니다. ------------------------이 말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닌 듯하다. 여자에게 헤어진 남자가 반드시 잊고 싶은 존재일까? 음... 남자도 정말 지긋지긋하게 헤어진 여자라면 잊고 싶지 않은 존재일까? 헤어짐에 대한 기억과 감정은 그 헤어짐의 방식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이십대에는 몰라도 사십대를 살고 있는 내게 헤어짐에 대한 감정은 그렇다. 이 책은 작가에게 헤어짐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상담과 그에 대한 적절한 답변으로 이루어져있다. 마치 어릴 적 여성잡지에서 보았던 "고민상담 코너"같은 책이다. 물론 예전 고민상담코너처럼 신파적인 내용은 아니다. p.205사랑의 가장 중요한 스킬은 사랑하는 법도 사랑받는 법도 아닌 이별하는 법입니다. 이별을 통해 사랑하는 법과 사랑받는 법을 배우고 더 나은 사랑을 위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이 말은 완전 동의. 살아오면서 사랑도 하고 사랑도 받고 이별도 해 봤다. 뭐 이 나이 먹어 당연한 일이겠지만...이별은 어떤 이별이든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이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세상에는 90%이상이고 이별 또한 그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할 때 기쁨이 나의 몫이었듯 이별을 했을 때 아픔도 오롯이 나의 몫이다. p.183상대에게 지나치게 기대는 사람의 특징. 같은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다. 마음에 드는 음식은 질릴 때까지 되풀이해서 듣는다.계획없이 돈을 쓴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한다. 일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마지못해 한다."귀찮아". "졸려", "지겨워"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윗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서툴다.편한 사람에게는 말이 거칠다.낯가림이 심하다.------------------------------자신에게 해당되는 항목이 많다면 그 사람에게 너무 의존하고 있는 거란다.음... 그런데 난 의존과 관계없이 사랑을 할 때도 이별을 할 때도 사랑을 안할 때도 저기 적힌 몇가지를 늘 한다. 이건 뭐지? --; 요즘 사람들이 참 많이 힘들구나... 하는 건 서점에 놓인 책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수많은 책들이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한 말들로 가득하다. 위로의 말이 늘어난다는 건, 상처받은 이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신은 사랑이 끝나고 더 좋아졌나요? 솔직히 전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사랑이 끝나고 그것을 극복해 가면서 제 자신이 성숙해 지는 건 맞는 거 같아요. 평생 아이처럼 있을 수 없다면 어느 정도는 성숙해 져야겠지요.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한발짝 세상 밖으로 나간다면의외로 내가 했던 사랑보다 이별보다 더 흥미로운 일들이 많더라구요. 적어도 전 그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