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래빗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은 추리소설이 환영받아서일까?
작가층이 비교적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추리소설의 대부같은 존재 마츠모토 세이쵸까지. 물론 그 중 동시대 각광받는 추리소설가이자 이 소설을 쓴 이사카 고타로를 빼 놓을 수는 없다.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되기 전 가제본으로 받아서 읽기 시작한 소설 『화이트 래빗』.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음... 토끼가 다 하얗지 않나? 흰토끼를 굳이 영어로 화이트 래빗이라고 한 이유는 뭘까?"였다.

서평을 작성하기로 마음 먹은 날, 마치 내마음을 알았는지 출판사로부터 오리지날 책이 도착했다.
요런 표지로 장식되었구나~

 

 

 

일본어판 표지가 뭔가 쓰산~했다면 한국어판 표지는 참 따뜻하다.

 

 

 

저자는 자신이 10대 시절에 읽은 아이라 레빈의 소설 『죽음의 키스』를 읽으며 누웠다 벌떡!일어날 정도로 흥분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도 언젠가 그렇게 독자가 읽다가 깜짝 놀랄 만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마음먹었고 그런 마음으로 쓴 작품이 『화이트 래빗』이라 했다.
솔직히 이 소설을 읽으며 누웠다가 벌떡! 일어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누워서 소설을 읽지 못하기에... ^^;

벌떡!은 아니지만 소설이 진행되면서 점점 빠져들었다.
책에서 눈을 때기가 힘든데 때야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내려야할 때, 책 읽고 있는데 엄마가 부를 때... 시간에 쫓겨 일해야 할 때... --;

이번 『화이트 래빗』역시 센다이가 무대배경이다.
이사카 고타로의 고향은 원래 도쿄부근의 치바현 마츠도시다. 나 역시 한때 잠깐 살았던 곳. 마츠도.
치바현내에서는 비교적 번화한 곳이다. ( 특급 전철의 정거장이 있으니... ^^;)
하지만 내겐 힘든 기억의 장소다. 그때 좀 이래저래 몸고생 맘고생 하던 시절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모두 추억의 장소가 되었지만.

전업작가가 되고 이사카 고타로는 자신의 고향인 치바가 아니라 센다이로 이주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배경 센다이에 대해 상당한 애정이 느껴진다. 

일본인들의 성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2글자의 한자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 글자, 세 글자도 있다.
여하튼 뜻글자인 한자로 이루어져 있고 글자 수도 많다보니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뜻으로 해석한 소재가 종종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역시 등장인물의 이름에 담긴 색상을 이야기했다.

 이 소설  『화이트 래빗』의 주인공 이름은 '우사기타 다카노리'다.
우사기타.  일본어 원서를 아직 보지 못했기에 '우사기타'의 한자를 모르겠지만 지명으로 본다면 이렇게 '宇佐北' 쓰지 않을까 싶다. 한자는 전혀다르지만 '우사기(兎)'는 일본어로 '토끼'를 뜻한다. 그러니 주인공의 이름에서 토끼를 연상할 수 있다.

시작은 센다이에서 발생한 인질농성사건으로 시작한다. 일명 '흰토끼 사건'. (비록 소설 속 화자 말고는 아무도 이렇게 부르지 않지만... ) 그러나 단순한 인질사건만이 아니다.
마치 천문학자와 점성술사처럼 오리온좌에 대해 끝없이 설명하는 남자 오리오 오리오.
인질이 된 유스케와 그의 어머니.
인질범 우사기타.
나쓰노메 과장을 비롯한 형사들.
그리고 이나바... 구로사와...
소설은 시작부터 복선을 깔아주는 '레 미제라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과연 5년에 걸쳐 읽을 만 한가? ^^;

추리소설답게 중간중간 복선이 잘 깔려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처럼 위트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이야기의 짜임새를 섬세하게 몇번씩 얽어 놓는 재주가 뛰어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으며 작가는 참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면,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작가는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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