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비룡소 클래식 21
루머 고든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조안나 자미에슨.캐롤 바커 그림 / 비룡소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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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집은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소망이 관계를 만들고, 관계가 가족을 만들며, 가족은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 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성장 이야기이다.

🧸 인형들은 선택될 뿐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

인형들은 모든 것이 타인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집을 사줄까?"하는 플랜테저넷 씨의 말도 같은 맥락으로 읽혔다. 누군가가 선택해야만 새로운 집을 갖게 된다.

인형들의 소망은 무엇인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선택받고 사랑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망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토티가 자신이 전시회에 팔려왔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팔려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왔던 세계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상실감이 느껴졌다.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삶이라서 더욱 안타까웠다.

사랑받던 공동체를 떠나왔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던 그 침묵이 슬프게 느껴졌다.

🎁 이 책의 매력은 자연스럽게 장면이 떠오른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토이스토리의 영향이 있는 것 같았다.
인형들이 대화하는 장면도, 애플이 장난치는 모습도 모두 자연스럽게 머릿 속에 영상처럼 그려졌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혔다.

특히 애플의 장난스러운 행동들이 장난기가 많고 호기심이 많은 캐릭터로 보여졌다. 이런 점때문에 읽으면서 인형들의 편이 되었던 것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적인 내용

샬럿의 말이 많이 머리에 남았다.

한 가지를 생각하면 다른 것도 잇달아 떠오르고, 생각들이 어디론가 이어지고, 결국 한 곳으로 모이지만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 모르겠다는 말

정말 생각은 한 가지에서 시작해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고 나중에는 하나의 의미로 모여진다. 책을 읽는 이유도 이런게 아닐까?
독서란 결국 이 과정으로 진행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버디의 희생

버디는 이상하게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마지막에는 자신이 희생하며 애플을 살려낸다.
버디가 죽고나서 다시 안정을 찾은 인형의 집.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이 공동체를 지켜내는 모습이었다. 그녀의 죽음은 슬프지만 헛되지 않았다.

🏰 부엌의 성모님

처음 그레고리는 어딘가 사회성도 부족하고 자기만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성모화를 만들어 선물하겠다는 소망이 생기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여동생과도 얘기하고 모르는 사람과도 대화를 시작하고 혼자서 지네트 부인이나 바티아주머니를 찾아가 헝겊조각과 종이도 얻어온다.

이 모습들이 자신의 세계에서 바깥으로 나오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레고리는 다락방이라는 자신의 세계도 다른 사람에게 열어 주었다. 실제로는 부모님이 안으로 들어온 것이지만 정작 변화는 그레고리 자신이었다.

"우리를 들여보내주고 넌 밖으로 나왔어" 라는 문장은
관계란 서로의 세계를 연결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서 그레고리는 앞으로도 계속 성화를 만들고 유명해지는 꿈을 꾸며 잠에 든다. 삶의 방향이 정해지면서 마무리된다.

작은 소망이 관계를 만들고 관계는 세계를 넓혔으며 그 세계는 다시 새로운 꿈을 만들어 냈다.

책을 모두 읽어보니 두 단편이 같은 방향성을 갖고있었다.

둘 다 소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소망은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만나고 도움을 받고 마음을 열고 관계를 맺으며 비로소 세계는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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