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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천사 구미호
제성은 지음, 혜란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숲속 작은 책방에서 만난 한 여인은 인간들과 함께 살며 인간에게 들키지 않고 백일을 보내면 인간이 될 수 있다며, 구미호를 도시로 보낸다. 그 여인이 준 책의 안내로 반달빌라 4층에서 살게 된 구미호는 도시 생활에 적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을 피해서 혼자 지내는 삶은 무료했다.
도시에서 살게된지 85일째 되는 날 새벽, 아랫집에 새로운 사람들이 이사를 온다. 그들이 이사온 뒤 시도 때도 없이 아랫집 아이의 울음과 남자, 여자의 고함 소리가 들려온다.
실수로 구슬을 떨어뜨린 구미호는 그 구슬을 찾으러 아래층 베란다에 내려갔다가 아이를 마주친다. 아이는 12월의 추위에도 얇은 내복에 반바지 차림으로 온 몸이 멍투성이에 굶고 있었다.
구미호는 아이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들을 챙겨주고, 아이는 구미호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고 표현한다. 서로 점점 가까워지면서 아이는 웃음을 되찾고 행복해하고, 구미호는 더이상 외롭지 않다.
자신들이 낳은 아이를 돌봐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부모가 자신들은 즐기는 삶을 살면서, 아이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것도 제공해주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아이를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한다.
분노가 치민다. 자신들이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낳아놓고 책임지지 않는 그들에게 아이가 당한 몇배 이상을 돌려주고 싶다.
구미호는 꼬리가 아홉개 달린 전설 속 여우 지만, 아이를 위해 모든 걸 버린다. 구미호가 아이의 부모보다 훨씬 더 인간적이고, 겉모습은 인간인 아이의 부모가 구미호보다 더 괴물이다. 그런 괴물들이 더 이상 없기를, 그리고 그 모든 고통을 잊고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