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의 역사 - 로빈슨 크루소에서 해리 포터까지, 우리 삶에 스며든 모든 우산 이야기
매리언 랭킨 지음, 이지민 옮김 / 문학수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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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우산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기본적으로 하나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여러개씩 가지고 있다. 우리 집에도 가족들 우산을 빼고 오로지 내 우산만 해도, 우양산, 3단접이식 우산, 2단 접이식 우산, 장우산 등 5개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 가방에는 항상 작은 우양산이 필수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일상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산에 대해서 나는 그동안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이 책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관심 가져본 적이 없던 우산의 역사뿐 아니라, 문화, 영화, 예술 작품 속에서 우산의 다양한 용도와 상징, 비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 우산은 공장 감독, 노인, 저속한 무리들만 들고 다니는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졌고,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조롱거리가 되거나 멸시를 당했다. 그당시 우산의 질이 형편 없어서 더 그런 취급을 받았다.

그러다가 우산이 사회적 신분과 넉넉한 부를 상징하게 되고, 우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존중을 받게 되고, 계층에 따라 우산의 천과 재료가 달라지는 시기가 온다.

그때는 인도 왕족은 우산대를 은으로 만들었고, 전쟁터에 나가서도 영국 장교들은 한손으로 우산을 들고 말을 탔을 정도였다.

1955년 이후 우산의 소재와 기술이 크게 향상해, 오늘 날과 같은 100퍼센트 방수가 되고 접어서 넣고 다닐 수 있고 가벼운 우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산은 보호나 대피 수단이기도 했고, 종교적 신화적으로 심오한 의미를 갖기도 했고, 왕의 권위를 대변하기도 했고, 중국에서는 우주론적 의미를 갖기도 했고, 불교 전통과도 긴밀한 연관이 있었고, 종교적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었고, 에로틱한 상징물로 쓰이기도 했고, 성차별적 요소도 가지고 있었다.

우산 사용을 둘러싼 엄격한 사회적 규범과 관습은 점점 사라지고, 우산에 부여된 의미는 약해졌고, 제작 과정은 산업화 되어, 지금의 우산이 되었다.

우산 하면 나는 메리 포핀스, 강동원, 킹스맨, 모네 그림, 최근 우산 갑질 정도만 떠올렸었는데, 우산의 세계가 이렇게나 다양했다는 게 놀랍고 신기했다.

몇년 전 '레인 룸'이라는 전시회 에서,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우산 없이 비를 맞지 않았던 신기한 경험을 했다. 센서 덕분이었지만, 미래에는 그런 세상이 올 수도 있고, 그러면 우산은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그런 세상이 오기 전에, 이 책을 통해 우산의 재미있는 세계에 대해 관심과, 고마워 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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