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썰록

좀비 썰록
김성희 외 지음 / 시공사 / 2019년 10월

관동행:GAMA TO GWANDONG ㅡ 김성희
위기의 순간에 진정한 영웅이 나타나는 건가? 하지만 그것도 그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부양하며 기다려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리고,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으니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만복사 좀비기 ㅡ 정명섭
어머니의 기도 때문 이었을까 아니면, 양생의 간절한 바램 때문이었을까...괴물이 되어서도 인간성이 남아 있게 된 것은?  마지막 반전은, 작가님에게 농락 당했다는 생각이 들게했지만, 이런 농락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다.

사랑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죽은 아버지 ㅡ 전건우
사랑 손님과 어머니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 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등골이 오싹하고 서늘하면서, 한편으로는 통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옥희 엄마를 보며 오죽했으면 그럴까 싶기도 하고, 내가 그녀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에 배신감이 들기도 했다.

운수 좋은 날 ㅡ 조영주
좀비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동안 나에게 좀비는 무서운 존재일 뿐였는데, 인간적인 좀비들 때문에 덜 공포스럽다. 이 이야기 에서는 좀비보다는 당장 치킨을 먹지 못하는 게 더 견디기 힘들었다.

피, 소나기 ㅡ 차무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귀가 되었지만, 그래도 그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은 끈질기게 남아있다. 어쩌면 그 단 하나의 기억을 따라 왔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그들의 사랑은 가슴 시리게 이쁘다.

관동별곡, 만복사 저포기, 사랑손님과 어머니, 운수 좋은 날, 소나기 고전과 좀비가 결합된 단편들이다. 이미 알고있는 고전 이야기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고, 그 이야기들 속에 등장하는 좀비들의 존재는 원래 하나의 이야기인 듯 자연스럽게 잘 녹아있어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