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하는 여자들
주진숙.이순진 지음, (사)여성영화인모임 기획 / 사계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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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에 처음으로 여성 영화인이 생겼는데, 그 후 30여년 뒤인 1980년 영화하는 여성들의 모임 멤버는 불과 10 여명 였다. 그것만 봐도 그 긴 30년의 시간동안 여성 영화인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를 알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버텨준 덕분에 20여년 후에는 여성 영화인 모임 멤버들이 150여명으로 늘어난다. 

이 책은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 이후, 총 3부로 나누어져 인터뷰 형식으로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 제작자, 영화 기자, 영화 감독, 편집 감독, 영화 마케터, 영화 배우, 미술 감독, 음향 편집 기사, 조명 감독, 촬영 감독, 영화 프로듀서, 영화제 프로그래머, 다큐멘터리 감독 등 20명의 여성 영화인들을 통해 한국 영화의 발전과 변화,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들이 어떻게 영화인이 되었고,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나름 영화 보는 걸 즐기면서도 사실 여성 영화인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알고 있는 여성 영화인들도 배우를 제외하고는 감독님 몇분이 다였다. 내가 참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영화인들이 남성 중심의 문화와 도제 시스템 속에서 살아낸 이야기는 내가 가늠할 수 있는 치열함 이상일 것이다.

그녀들 덕분에 오늘 날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리라. 존경하고 감사한다.

이 책을 통해 여성 영화인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영화가 만들어져 상영되기까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고, 영화 한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야의 다른 사람들의 힘이 필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디지털과 발전된 기술 덕분에 영화 만들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표준근로계약 체결로 열악했던 촬영 현장도 달라지고 있고, 검열 제도와 블랙 리스트라는 압박 속에서도 꿋꿋하게 영화를 만들어 온 영화인들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여성 영화인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영화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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