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시트콤 - 상식을 뒤집는 14가지 물리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이우일 그림 / 해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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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몇가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왜 뚱뚱한 사람이 더 빨리 미끄러져 내려갈까? 비엔나 소시지의 옆구리는 왜 항상 세로로 터질까?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오면 더 젊어지는 이유에 대한 답을 구하기가 생각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는 궁금증이었다.

'물리학 시트콤'은 우리가 가진 이러한 사소하지만 막상 정확한 답을 구하기가 애매한 궁금증을 속시원히 파헤치고 독자에게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생활 속 물리학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독자가 이해를 돕도록 간단한 그림과 우리가 물리시간에 배운 물리공식 등을 들어서 생생하게 물리과정을 가르쳐줌으로써 독자를 충분히 배려했다는 느낌과 마치 물리의 힘이 작용하는 위대한 순간을 목격하고 함께 하는 것처럼 놀라웠다. 베스트셀러인 <수학시트콤>의 저자가 집필해서 그런지 이 책 또한 일반인에게 물리학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책이 될것이라 생각했다.

 

첫 번째 테마인 ‘빌어먹을 유레카’편에서 특히 유레카의 순간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다. 과학의 역사에 있어서 가장 유명하고 극적인 순간으로 “유레카!”라고 외친 아르키메데스의 일화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테지만 내용은 대강 이렇다. 아르키메데스는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의 시실리 섬에 위치한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 시라쿠사에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시라쿠사의 군주 히에로가 세공사에게 신들에게 바칠 황금왕관을 만들라고 명령했다. 왕은 적당한 양의 황금을 세공사에게 주고 세공사는 왕관을 만들었다. 왕은 세공사가 만든 왕관이 마음에 들었지만 세공사가 왕이 하사한 금의 일부를 빼돌리고 대신 값싼 은을 섞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왕은 왕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 안에 은이 섞였는지 아닌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이 문제를 아르키메데스에게 맡긴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는 밤낮으로 고민하다가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기분도 풀 겸 목욕을 하기위해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안에 몸을 담갔다. 그 순간 가득차있던 욕조의 물이 넘쳤고 번뜩이는 영감이 그의 머리를 스쳐갔다. 왕관을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넣어 물이 얼마나 밖으로 넘치는지를 살피면 왕관의 부피를 측정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시시하지 않다. 이 원리는 당대의 상식과 반대되었을것이 분명한데 이 원리를 깨달은 것은 실로 획기적이고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그 깨달음이 없었다면 현대의 비행기를 비롯한 수많은 발명품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부력을 설명하는 일화인데 어째서 부력이 발생하는지는 책을 보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최신 물리학 이론이나 빅뱅처럼 거창한 주제를 가지고 논하는 책이 아니다. 대신 뉴턴 역학, 유체 역학 등 고전 물리학에서부터 양자 역학, 상대성 이론, 비선형 동역학 등 현대 물리학에 이르기까지 물리학에서 꼭 알아야 하는 알짜배기만 뽑아냈다.
이 책은 힘, 가속도, 에너지 등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핵심 개념만으로도 물리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도 충분히 물리학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는 듯 하다.

책이 말하려는 것은 분명했다.
진짜 물리학은 엄청난 돈을 들여 지하 깊숙이 건설한 입자가속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 주변의 온갖 하찮고 누추한 것들에도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 말이다. 우리의 생활속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일화를 통해 물리학을 접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웠고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물리학적인 지식과 호기심, 지적인 재미를 모두 충족시킨, 세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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