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계곡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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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때로 과거를 바꾸고 싶고, 때로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이 정말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 『시간의 계곡』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SF 소설이다. 단순한 시간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선택,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어 특별한 울림을 준다.

저자 스콧 알렉산더 하워드는 철학자이자 소설가로, 하버드 대학교에서 기억과 감정, 문학의 관계를 연구했다. 『시간의 계곡』은 그의 첫 소설로, 절친한 친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집필을 시작했다. 원고가 공개되자마자 여러 출판사에서 계약을 제안했고, 이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야기의 배경은 독특하다. 동쪽으로 가면 20년 후의 미래가, 서쪽으로 가면 20년 전의 과거가 존재하는 한마을이 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현재의 시간에 머물러 살아가며, 오직 ‘애도 여행’이라는 특별한 경우에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주인공 오딜 오잔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었지만, 과거를 본다고 해서 진정한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미래에서 온 방문객을 목격하고, 에드메가 곧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딜은 예정된 운명을 바꾸려 할 것인가, 아니면 받아들일 것인가?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시간 이동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선택의 순간에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현재라는 것을”이라는 문장이 가슴에 남는다. 우리는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하지만, 결국 변화를 만드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또한, ‘애도 여행’이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통제된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누구에게나 슬픔을 느낄 자유가 있지만, 이조차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니...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시간의 계곡』은 우리가 선택하는 순간들이 결국 우리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묻는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이 정말 우리를 자유롭게 할까?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을 던지며, 우리의 현재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시간의 계곡』은 단순한 시간 여행 소설이 아니라, 운명과 선택, 그리고 감정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었다. 특히 “과거를 구원할 수 있는 건 오직 현재라는 것을”이라는 문장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바꾸고 싶어 하지만, 결국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현재뿐이라는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애도 여행’이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통제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주인공 오딜이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은 독자의 마음을 깊이 흔들어 놓는다. 과연 인간은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선택의 순간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 이 소설은 이러한 고민을 던지며,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깊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이 책은 철학적인 질문을 좋아하는 독자, 감성적이고 사유적인 이야기를 찾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특히 사랑하는 이를 잃고 깊은 슬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깊은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간과 운명, 그리고 인간의 선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천천히 곱씹으며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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