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경계선 위에 서 있다 - ‘범죄 사냥꾼’ 이대우 형사가 퇴직하면서 남기는 마지막 수사 보고서
이대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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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히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


_ 저자 소개


저자 이대우 형사님은 <경찰청 사람들>, <시티 헌터>, <사냥꾼 이대우>, <도시 경찰>, <히든 아이>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인상을 건네준다. 그의 방송 출연은 경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바꾸어놓았고, 방송에서의 강단있는 이미지에 어울리게 '탱크' '범죄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강력계 형사의 전설로 불리며, 총 2,086명의 범죄자를 검거했다.


2026.06.30일 자로 정년퇴직하고 현재도 '범죄 사냥꾼'이라는 다음 카페를 통해 피해자들의 편에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순딩순딩이풍순'이라는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범죄자들의 목을 옥죄는 제2의 '현행범 체포 전문 시민'이 될 것이며, 이 책의 인세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비영리 사단법인을 만들어 그곳에 사용할 계획이다.



_ 책 요약


이 책은 저자가 은퇴하면서 자신의 40년 형사 생활을 되돌아보고, 범인을 잡고자 하는 집요함과 사명감을 담아 만든 마지막 수사보고서이자 에세이이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한 형사의 이야기를 통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올곧은 면을 배우게 된다. 또한 우리는 그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건사고를 통해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직면한 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과 진화하는 범죄에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앞일에 대비할 수 있는 지혜를 알려준다.



_ 누구나 선인과 악인의 경계선에 서있다.


경찰 생활을 하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 하나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는 경계선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평생을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모범적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이 한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한 폭행, 살인을 저지르는 일은 숱하게 많다. p.10


한마디로 괴물을 잡으려다 나 자신이 괴물이 되는 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78


얼마 전 읽은 ⟪ 독성 인간 ⟫ 책에서도 사람은 누구나 선인이 될 수도 있고 악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접했다. 한순간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해를 끼치게 되는 일은 독성인간의 범주(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 등)가 아니더라도 가능하기에 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우리 안에 나쁜 마음이 스며들면 스스로 잘 다스려야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평범한 한 사람이 누가 봐도 억울한 일을 당하면 가해자에게 죽도록 미운 마음이 들 것이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한다면 다행이지만 그것이 옳지 못한 방법인 살인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그 순간 피해자는 범죄자가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우리는 누구나 피해자와 가해자, 선인과 악인의 경계에 서 있다고 말하며, 사건 현장에서 한순간에 범죄자가 되거나 반대로 가해자였는데 피해자가 되어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책은 터널시야(Tunnel Vision)의 예를 들어 설득력을 가져다준다. 어두운 터널에서 앞을 바라보면 밝은 출구만이 보이고 그 길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원망이나 분노의 마음에 갇히게 되면 오직 하나 나쁜 마음만 보이게 되니, 이를 경계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평정심을 잃을 때와 마음의 균형이 무너질 때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사람은 누구라도 돌변할 수 있는 약한 존재라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해서도 이런 관점을 가져보면서, 동시에 그럼에도 변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 상황이 다소 힘들어지거나 열약해지더라도 결코 비도덕적인 행동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결심, 그리고 누군가 나를 지켜보지 않더라도 원래의 내가 기진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겠다는 다짐은 나 자신을 지켜주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도 더 밝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p.110



_ 열정과 끈기, 그리고 사명감으로 삶을 살아간 사람의 이야기


한 직업에 40년을 근무하면서 은퇴후에도 같은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하는 저자의 단단한 마음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은퇴 후 범죄피해자들을 위한 사단법인을 만들어, 피해자 편에서 범죄자들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끈기와 고운 마음씨는 저자의 강인한 삶의 태도와 올곧음을 잘 보여주었다. 피해자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힘이 되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범인에 대한 강한 집념으로 나아가고, 의미있고 멋진 인생을 살아내는 모습에는 배울 점이 많았다. 형사 생활을 마치는 그날까지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열정적인 매일이 만들어내는 저자의 모습에서 나태해진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_ 형사라는 직업을 들여다본 시간


에세이의 장점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의 세계에 잠시나마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서도 형사라는 직업을 엿볼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범인을 검거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여러 매체에서 보아오던 범인을 추격하고 미란다 고지를 하며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는 과정은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정은 사건을 기록하고 각종 자료와 정보를 수집하고 증거를 모으는 지루한 시간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지루한 시간을 버티고, 그 시간들이 모여서 최종적으로 범인을 검거한다는 것이다. 끈기와 집념이 빛을 발하는 직업이 형사라는 직업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이 속에서 배울 점이 있다. 삶을 살아가면서 작은 시련에도 쉽게 포기하고 손을 놓아버리기보다, 인내심을 가지고 해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마음가짐과 태도가 모여 단단한 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공의 본질은 화려함이 아니라 지루함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지루함을 견디는 능력은 어떻게 발달시킬 수 있을까? 그런데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못해 허탈하기까지 하다. 그 답은 '그냥 하는 것'이다.

p.49


"세상의 중요한 일들은 대개 귀찮은 법이다." p.101



_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는 명확한 두 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고 그분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세상에 남아 찬란한 인생의 페이지를 더 많이 열어야 했던 분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고, 그분들을 잊지 않는 일은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두 번째 이유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매체를 통해 미리 알고 있으면 대처할 수 있기에 꼭 챙겨 보는 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피해자들의 마음을 작게나마 또 한 번 헤아리게 되었고, 계속해서 진화하는 범죄에 대해 겸손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당하지 않는다'라는 안일한 자신감이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에 이 책은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겸손함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경찰 또는 형사님들의 노고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고, 어떤 직업이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정의가 바로 서고 건강한 사회가 이어져나감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책을 덮고,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과연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나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이대우 형사님의 반려견 풍순이가 나온다. 퇴직한지 알 길이 없어 이대우 형사님을 여전히 새벽에 깨우는 풍순이의 순수함처럼 세상에는 선한 사람이 더 많음을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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