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죽음은 숨겨야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쓸쓸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했던 옛 모습과 달리, 현대에는 병원에서 차가운 기계와 모르는 타인과 함께한 공간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탄생과 죽음을 피해가는 사람은 없다. 누구에게나 태어남이 있듯이 죽음도 언젠가는 우리가 마주해야 할 일이다. 책에서는 '죽음'에 대해 가족들과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상의를 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국가 차원에서부터 만들어져야 하며, 개개인의 인식도 변화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상실, 아픔, 비탄을 숨기는 세상이 아니라, 같이 나누는 사회가 더 건강한 사회임을 알게 되었다.
_ 위대한 사상가들의 '죽음'에 관한 생각을 엿보다
3장에서는 철학과 예술을 통해 '죽음'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저자의 생각 외에 위대한 사상가들의 목소리도 간략하게 들을 수 있다. 물론 3장뿐 아니라 책의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유명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깊고 치열한 사색의 말들과 죽음에 대한 연구에서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들고 저자의 의견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유토피아 ⟫ 저자 '토마스 모어'의 일화는 깊은 감명과 깨달음을 넘어 읽던 책의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잠시 머물게 했다. 헨리 8세의 종교 개혁에 반대하여 단두대에서 사형에 처하게 된 토마스 모어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위트 있는 말을 던진다. 노쇠한 몸으로 처형대 계단을 오르며 힘들었던 그는 사형 집행관에게 마지막 부탁을 한다. "올라갈 때는 나를 도와주게나, 내려올 때는 번거롭게 하지 않을 터이니 걱정 말게.".

_ 책을 읽고
'죽음'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던 찰나였는데, 어떤 책으로 공부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던 터였다. 집에 있는 ⟪티벳사자의 서⟫를 먼저 보자니, 가장 먼저 읽을 책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9월에 읽은 책 중 가장 좋았고, 올해 읽은 책 중에 단연 의미 있는 독서가 된 것 같다.
'죽음'이라는 무게 있는 주제라서라기보다, 이 책은 현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뿐 아니라 '죽음전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정확히 알려준다. 죽음이라는 모호하고 묵직한 주제지만, 우리의 가장 현실적인 부분과 같이 다루어주기에 꼭 읽어야 할 인문학 필독서로 지정하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아직 와닿지 않는 죽음이지만, 누구나 한번은 마주쳐야 할 죽음이다. 앞으로 '죽음'에 대한 더 다양한 책을 읽을 예정이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확장해 나가기에 더없이 충분한 책이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유언장 같은 저자의 엔딩 노트가 담겨 있는데, 그 부분을 읽으니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더 실감이 났다. 나의 죽음에, 또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한 '존엄'을 지키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