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이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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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누군가를 지탱해 주는 그 다정함을 쓰고 싶습니다.

겨우 버텨내고 있는 이를 안아주는, 이야기 안과 밖의 사람이 모두 위로받는 소설을 오래도록 많이 쓰는 것이 꿈입니다.

- 작가의 말 중 -


책표지부터 다정함이 느껴지는 이 책은, 제13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을 차지한 이수민 소설가의 책이다.

15편의 다정한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은, 단순히 음식에 대한 소설이 아니다. 음식과 사람과의 소통, 그리고 추억을 담아낸 소설이다. 짧은 단편은 자기 전에 한두 편씩 읽기 좋았고 나조차 잊고 있었던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소설이었다.


<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단편들 >


_두 번째 단편 _ 리스본행 에그타르트


3년 전 리스본행 비행기 티켓과 레스토랑을 예약해뒀지만 면접 일정과 겹치게 되고 결국 가지 못하게 된 주인공. 친한 언니와 먹었던 달콤한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게 한다. 한 가게에서 에그타르트를 먹고 맛있어서 다시 돌아간 가게. 그곳에서 뜻밖의 선물과 마주한다.


일종의 마침표이자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위로로, 두 사람은 리스본행 티켓을 끊었다. p.36


_ 일곱 번째 단편 : 알록달록한 서울과 한강공원의 치맥


중고거래를 위해 나간 자리에서 우연히 외국인과 마주하게 된다. 외국인은 서울에서 가보고 싶은 여행지에 같이 동행할 친구를 찾고 있었고, 주인공은 멋진 하루를 보내게 된다. 소문난 빵집에서 먹는 맘모스빵, 한옥 카페에서 먹는 아메리카노와 수정과, 그리고 인절미와 약과, 경복궁에서의 한복 입은 친구, 한강에서 먹는 치킨. 평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특별한 하루가 되어간다.


무엇보다 취향이 잘 맞는 동행인을 만난 것이 큰 행운이었다. p.116


_마지막 단편 : 클레멘타인과 아이슬란드 오로라 헌팅


계속된 시험 낙방으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주인공은 가족들의 응원과 자신에게 주는 휴식으로 아이슬란드에 오로라를 보러 떠난다. 귤의 한 종류인 클레멘타인 한 봉지, 그리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과의 저녁 만찬, 북유럽에서 겨울에 즐겨 마시는 글뢰기. 오로라를 보며 듣는 다정한 말의 위로와 깊은 깨달음.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웃고 있었다. 요즈음 자꾸 이랬다. 일그러진 마음만큼, 겉으로는 웃어야 플러스 마이너스 0의 균형 있는 상태가 유지될 것 같아 그런지도 몰랐다. p.256


초록색 오로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다른 색 오로라도 이렇게 아름다워요. p.267



우리는 저마다 음식과 관련된 추억은 많다. 나에게는 혼밥도 추억일 수 있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과 함께했던 음식이 진정한 추억처럼 느껴진다. 엄마와의 추억 속 음식은, 엄마가 즐겨 드시던 숯불 오리와 유독 솜씨가 좋으셨던 갈치조림, 명태조림, 된장찌개 등이 생각난다. 차 타고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사시지만, 결혼하고 나니 한 번씩 엄마 음식이 그리워진다.


이 책의 일곱 번째 단편처럼 나에게도 우연히 알게 되고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는 외국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를 떠올리면 언제나 '호떡'이 생각한다. 그 친구는 늘 호떡을 먹으면서 항상 '왜 일본에는 호떡이 없을까'라며 매우 아쉬워했었다. 부산의 호떡 아주머니는 일본에 호떡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친구 보고 동업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기까지 했었다. ><


또 우리 아버님은 늘 계란 한 판과 딸기를 남편 편으로 사주셨다. 계란은 떨어지면 안 되는 식자재이고, 딸기는 내가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으며 무심한 며느리는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책도 그런 추억과 함께하는 다정한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그 배경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이기에 다양한 음식이 등장하는데, 내가 몰랐던 음식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치유받던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음식,

누군가를 기억할 때 떠오르는 음식,

내 기억 속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자리한 음식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음식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내 주위의 지인들을 한 사람씩 떠올리며 어떤 음식을 같이 먹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신기하게도 특정 음식을 떠올릴 때마다 소중했던 지인들이 떠올랐다.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인,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지인 등 다양한 지인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책은 나에게 잊고 있었던 다정한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또 나도 누군가에게 맛난 음식과 함께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베풀고 싶은 마음도 들고, 좋은 음식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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