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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모처럼 깊은 울림을 주는 진정한 어른을 만났다.
그 어른은 테오라는 86세의 노인이다. 신사적이고 인자하며, 다정하다.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세상을 따뜻하게 품을 줄 안다.

< 작가 소개 : 앨런 레비 (미국) >
_싱어송라이터, 변호사, 판사, 작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_1980 ~1990년까지 변호사로 활동하였고, 이후 1996년 전업 음악가의 길을 걷는다.
_ 나이가 70에 접어들었을 때 첫 장편소설 ⟪ 테오 ⟫를 자비 출간한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책이 널리 알려지고 밀리언 셀러에 오른 책이다.
_ 작가는 현재 ⟪ 테오 ⟫의 속편을 준비 중이다.
정말 다양한 이력을 지닌 저자는 이 책 안에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을 담아냈다.
예술에 조예가 깊었던 작가의 애정과 해박한 지식은 다양한 측면을 깊게 이해하고 들여다본다.

이 책은 노인 테오가 연고 하나 없는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92점의 초상화를 전해주는 여정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쪽 도시 '골든'을 방문한 테오는 우연히 한 카페에 들어서게 되고, 그곳에서 92점의 초상화를 보게 된다.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던 테오는 작품을 초상화 주인에게 돌려줄 계획을 세운다. 많은 초상화를 돌려주려면 이곳에서 사계절을 지나야 한다. 사계절 동안, 테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과 유대를 쌓게 된다.
당신의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이 작품은 당신이 갖고 계시거나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의 손에 있어야 한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결국 완성된 작품은 처음 영감을 준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p.35
첫 이웃은 공인회계사 미넷이었다. 그녀는 초상화를 돌려준다는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고, 가장 먼저 의심하는 마음이 생겨난다.
" 정말 선의로 이런 일을 할까? "
나쁜 일에 휘말리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노인 테오의 반듯한 글씨체와 배려가 묻어난 편지를 믿어보기로 결심하고 테오를 만난다.
나는 미넷과 테오가 만나는 62페이지부터 울컥했다. 테오의 따뜻한 말에 마음 깊은 곳이 건드려진 기분이었다.
"이 얼굴에는 힘이 있습니다."
잠시 멈추었다. "용기도 있고요." p.62
" 아니요. 슬픔은 여러 가지 모습일 수 있지만, 슬픔이 한심한 경우는 드뭅니다. 좋은 슬픔은 언제나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무언가를 말해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p.63
주인공 테오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상대가 어렵게 꺼낸 말을 다정하게 받아준다. 초상화를 건네주면서 나누는 테오의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고 그 속에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깃들어있었다. 그리고, 테오의 질문들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에 대해 말해줄 수 있을까요?" p.225
어떤 초상화를 보다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을지 그려보게 된다. 주인공 테오도 그러한 과정을 거치게 되고, 낯선 타인과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들은 초상화 속 얼굴처럼 다양한 사연을 간직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초상화는 테오가 타인과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체이자 선물이었다. 나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소중하게 다루어주는 테오의 태도를 보고, 낯선 타인은 어느덧 이웃이 되었다.
그림을 받아든 타인은 미소 짓는다. 상처나 힘듦을 위로받기도 하고, 삶의 의지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그 만남으로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선의를 베풀 마음이 생겨나기도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 어른 김장하 ⟫의 김장하 선생님이 떠올랐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후원을 했는데 장학금을 받은 사람이 1000명을 웃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 나온 장학생은 김장하 선생님께 도움을 받은 만큼 자신도 베풀고 살겠다는 했다. 이 책의 주인공 테오와 닮아있었다.
책을 덮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나를 되돌아보았다. 삶은 우연히 찾아오는 고통과 행복 속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좋은 이웃의 다정한 말 한마디, 선함과 다정함을 만나게 되고, 나의 태도를 결정하게 된다.
책이 마지막에는 예상을 뒤엎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고, 감동과 반전이 함께 하는 책이라 추천한다.

< 좋았던 문장들 >
치유는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들쑥날숙하게 진행될 것이었다. 최소한 이 생에서는 완전히 최종적인 치유는 없을 터였다. p.158
깊이 생각해 볼 것이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터였다.
소중히 해야 할 것도 많았다.
아파해야 할 것도 참 많았다. p.201
이 눈 속에 지혜로움이 담겨 있다고, 나는 믿어요. 젊은 사람의 다정, 늙은 사람의 성숙이 다 있어요. p.258
황금색 이파리 하나가 두 사람 사이로 떨어졌다. 늦게까지 버티던 계절 같았다. p.260
이 낡고 오래된 격언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하라'는 켄드릭이 할머니에게서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었다. p.375
아름다운 것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잠시 떠나 있기도 하지요. p.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