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 내 삶을 풍요롭고 건강하게 이끌어갈 단 하나의 선택
남인숙 지음 / 해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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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책을 만드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책을 편애하곤 했다.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뻔한 얘기, 실천이 문제지. 이런 선입견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자기계발서의 힘을 빌려 내 의지와 내 습관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는 걸 인정하고 즐겨 읽고 있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자존감에서 시작된다> 나라면 제목을 조금 수정했을 것 같다. '여자의 -모든 인생-'이라고 제목을 정한 이유가 아직도 궁금하긴 하다.

제목을 보았을 땐 집어들지 않았을 종류의 책이다. 그런데 내용은 정말 알차다.


본문 안에는 수많은 내가 있었고, 내 절친도 있었고, 내 부모님도 있었다. 누구나 겪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토리를 재미있게 이야기하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적절한 타이밍에 잘 녹여냈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어쩌다어른 김미경 강사 편'을 보았다. 어떤 면에서 일맥상통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이 책도 더 자세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다행히, 우리 엄마 아빠는 교육을 많이 받지 못했음에도 우리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셨고, 대학, 대학원까지 다닐 수 있게 뒷바라지해 주셨다는 것에 새삼 감사했다. 그렇게 편안한 삶을 사는 동안 (물론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인생의 고비도 많았지만) 가족이 없었다면, 좋은 부모님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자존감. 아동출판사에 있을 때 죽어라 생각하고 고민하던 단어이다. 어린이 창작동화 버전 책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던 주제.

그런데 어렸을 때 자존감 관련 책을 읽는다고 해서 아이의 자존감이 형성되리란 보장도 없는 건데, 부모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건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렇다.


이 책은 지금도 제목은 별로라고 생각하고, 주변 책벌레들도 제목이 좀 안타깝다고 말하곤 하지만, 그래도 그들과 함께 읽는 책이 되었다.

내가 빌려주고, 서점에서 구입하고... 그리고 그들 역시 부모님께 읽게 해 드리는 중이다.

좋은 책은 돌려가며 읽어야 제맛! 서로 사주고, 추천하고...


나 역시 소심한 오형이라, 자신감 넘치는 성격은 아니어서 남 눈치 보며 행동할 때가 많다. 심지어 지금도 직원들 눈치, 알바들 눈치 보며 하루하루 보내곤 한다.

그러나 책에서 읽은 문장을 떠올리며 적어도 오늘 하루는 '나 위주'로 즐겁게 살아야지, 다짐해 본다!!




 

17. 자신에 대한 이해란 공기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의식하기가 어렵다. 바람이 불어 옷자락을 여미거나 고산지대에서 희박한 공기 때문에 고생할 때, 혹은 아주 공기가 맑은 곳에서 첫새벽 창문을 열 때, 우리는 공기의 존재 양식과 성질을 이해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자아도 그 자리에 머문 채 남이 해석해 주기를 기다린다고 이해되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여러 상황에 놓아보고 그에 반응하는 자신을 관찰할 때에만 진정한 이해가 뒤따르게 된다. 귀찮거나 두렵다고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보고, 새로운 공부도 해 보고, 새로운 곳도 가 보며,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49. 자존감은 완벽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완벽함을 포기할 때 오는 것이다.

(신이시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의연함을,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그리고 그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59. 겸손이라는 말을 대단히 오해하곤 하는데, 나를 숨기고 낮추는 게 진짜 겸손이 아니다. 겸손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다.

 

 

64. A와 B 가 서로 다른 선택을 했어도 결과는 비슷했을 것이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선택 자체보다는 선택을 하는 태도다. 삶이 어느 정도 원하는 방향으로 되어간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기 통제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기 통제감이 있는 사람은 강력한 자존감을 갖고 만족도가 높은 삶을 산다. 그리고 젊은 시절에 고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남이 만든 편한 환경보다는 내가 원하는 거친 환경을 선택하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삶을 이어가다 보면 오히려 점점 더 편해진다. 남이 정해준 선택만 하며 사는 사람들은 점차 현실이 자기 욕구의 저항을 받지만, 내 마음대로 사는 사람들은 현실이 내 욕구에 맞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104-105. 자신감은 자존감과 겹치는 영역이 있을 뿐, 전혀 다른 말이다. 자존감은 다른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 인격의 요소지만 자신감은 특정 대상에 대한 나의 태도다. 자신감은 내가 무언가를 잘할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고, 자존감은 내가 잘 못해도 나를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이다.

 

 

107. 자존감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주변 사람을 향해 '저 사람보다는 내가 낫다' 혹은 '못하다'라는 가치평가를 하지 않는다. 내 안에 내가 꽉 차 있으면 타인의 인격의 무게도 가볍게 여겨지지 않을 뿐더러 비교의 필요성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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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의 위로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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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여기 나온 책은 모조리! 읽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류의 책이 내 책장에도 꽤 있다. 선물받은 책, 엄청난 독자층을 확보한 독서 전문가가 쓴 책(아직 읽지 않아서 이 책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내로라 하는 작가가 쓴 좋은 책 소개하는 책들이 여러 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은 그중 최고의 책은 <책장의 위로>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직업이 나와 같은 것도 마음에 든다! 물론 나보다 훨씬 훌륭한 편집자임에 틀림없지만!

 


사실, 글을 읽다 보면 이 글이 소설 속 주인공의 이야기인지 저자의 이야기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렇지만 아무렴 상관 없다. 어떻다 해도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읽고 싶어지고, 저자의 글도 재미있으니까!
표현이 디테일하다. 뭔가 속이 후련하다. 솔직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특히 연애 관련 내용) 모든 여자의 마음을 겉으로 꺼내 널어 놓은 듯하다.
그러면서도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듯 친숙하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 과거의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그녀가 소개하는 책은 왠지 다 꺼내서 읽어 보고 싶다. 마치 그녀 같은 마음으로 읽게 될 것 같다.
그렇다 해도, 같은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한 줄 한 줄 짚어 가며 그 마음을 그대로 느껴 보고 싶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길을 걸었는지, 이미 설명해 놓았지만 왠지 처음 걷는 길인 것처럼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우연히, 내가 읽은 책을 나중에 그녀가 또 다른 글을 통해 소개한다면 오래 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울 것 같기도 하다.
 
 
"보이지 않으면 그리움도 점점 사라진다. 큰 원이었던 것이 작은 점으로 변해 간다. 그러다 그 점마저 먼지처럼 날아간다.
어느 순간, 그의 생각을 하지 않고 보내는 날들이 많아진다.
이제 그와 나 사이에는 서로의 혼이 만나거나 하루의 안녕을 궁금해하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27
 
"쓸쓸하여도 오늘은 죽지 말자." 앞으로 살아야 할 많은 날들은 지금껏 살았던 날에 대한 말없는 찬사이므로." -<지하인간>
 
뭔가 익숙한 듯 편안하기도 하고 또 낯선 마음과 마주한 것 같기도 하다.
겨울 밤, 이불 속에서 마들렌과 커피와 어울릴 것 같은 다정하고도 재미있는, 저자의 꾸밈없는 이야기다.
정말 잘~ 읽었다. 책 좋아하는 주변 친구들에게 다 소개해 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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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힘 - 20인의 철학자가 전하는 삶의 중심 찾기
임병희 지음 / 생각정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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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철학자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예화가 많아서 좋았던 책이다.

대부분 가난과 싸우느라 힘든 삶을 살았음에도, 자기 자신에게는 물론이고 동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거기다 수 백, 수 천 권에 달하는 책을 통해 이후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공감하고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귀한 메시지를 남긴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귀히 여기자, 아껴 주자. 라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나를 귀히 여길 때 귀한 내가 판단하는 것, 바라는 것을 신뢰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연자방아를 돌리는 소는 같은 공간은 계속 돌고 돈다. 단순히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소의 머리에 검은 보자기를 씌워 놓았기 때문에, 소는 먼 길을 걷는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경주마가 달리는 것을 보면 아찔할 때가 많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도중에 다른 말이 옆으로 바짝 붙어도 말은 피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차안대'라는 것을 걸어 두었기 때문에 경주마는 바로 옆의 모습도 보이지가 않는다. 그저 정면만 바라보고 계속 달릴 수밖에 없다.

맹목적인 착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소와 말을 예시로 들었지만 '나'에 적용해 보면 이것도 참 놀랍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내가 나일 수 없도록 만드는, 타인의 기준, 사회적 기준에 휘둘리지 말고

오로지 진짜 나, 솔직한 나에 집중하고 단단해지자는 내용이었다.

자존감이 부족하거나, 사회생활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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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내나는 서울지앵 - 우리들의 짠한 서울기억법
서울지앵 프로젝트 팀 지음 / 리프레시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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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은 요즘 유행하는 '김생민의 짠내 투어' 뭐 그런 내용의 책인 줄 알았다.

서울의 저렴한 밥집 소개나 카페 소개, 여행코스겠거니... 하고 책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상경 후, 혹은 한국으로 유학 와서 서울을 접한 일종의 타지 사람들의 서울생활 일기였다.

 

이 책의 머리말을 읽으면서, 나 역시 상경 후 첫 출근하던 날이 떠올랐다.

 

졸린 눈을 비비며 설레는 맘으로 첫출근을 하던 날, 내가 본 서울의 첫인상은 누군가 토해 놓은 토사물과 함께 시작되었다.

첫 출근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 토사물을 본 순간 나는 왠지 센티멘탈해져서 '아, 여기가 서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방에서 태어나 지방대학을 나온 나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술도 가까이 하지 않는 좀 모범생 스타일의 일상을 살았다.

(외모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내가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다면 나 역시 지방의 어느 골목에 토사물을 남겼을 수도 있겠고

친구의 그것을 치워주거나 모른척 뻔뻔스럽게 지나쳐갔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21년 인생에서는 그 토사물이 다소 생경한 모습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이 첫 글을 시작할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 첫 문장을 어떠한 마음으로 썼을지 조금은 짐작이 갔다.

 

 

 

개인적으로 본인을 대구시민이라 소개한 이영아 님의 글은 이 중에서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현실적으로 읽혔다.

나보다 어린 듯하지만, 나 역시 변해가는 서울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몇 년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 쉽게 공감이 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것, 새로운 공간에 밀려 낡은 것과 오래된 것은 자연스럽게 천시되는 세상인 듯하여

나 역시 마흔을 코앞에 두고 보니 그런 취급(?)을 받는 듯하여 더욱 공감되는 거겠지.

 

 

 

편집자의 글 역시 공감할 부분이 많았다.

나 역시 15년간 편집자로 일하면서, 홍대 앞 몇 군데의 출판사와 인연을 맺고 일하면서

갈 때마다 변해 가는 홍대의 모습을 자주 봐 왔던 터이다.

 

1년 혹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바뀌어 가는 매장들을 보며

이제는 친구를 만날 때 어느 곳을 기점으로 만나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이니.

 

 

자주 가던 카페, 북카페 꼼마와 조만간 꼭 가 볼 북티크 서교점 사진도 반가웠다.

그러면서 이 공간은 언제까지 이곳을 지켜줄까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어떠한 공간이든 '추억'보다는 '용도' '활용'이라는 단어에 맞게 이용되는 거겠지 싶어 씁쓸하기도 하다.

 

 

삐뜔빼뚤한 계량기도, 울퉁불퉁한 보도블럭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봇대 사이 전선들도

서울의 일부이고 서울을 이루고 서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삶일 텐데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복잡하다는 이유로, 불편하다는 이유로 조금씩 조금씩 없어지다가 나중에는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

이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슬픈 마음이 앞선다.

 

 

요즘 일부에서 빈티지가 주목받고 그 가치가 인정되기도 한다.

할머니 세대에 쓰던 라디오, 그릇, 패브릭 제품들은 자연스럽게 세월을 머금고 시간을 견뎌 온 것들이라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되면서도

지금 우리 곁에 있는 모든 것이 언젠가 그리운 추억의 물건이 될 거라는 걸 생각하며 살고 싶다.

 

오래된 거라고 무조건 버리고 낡은 거라고 쓰레기 취급하는 마음이

이 책을 통해 조금씩 옅어지기를 바라며.

 

 

 

*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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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예쁘고 마음이 근사한 사람 (1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안대근 지음 / 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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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통해 접하게 된, 다소 독특한 제목과 색감이 예쁜표지,

특히 손글씨가 눈에 띄어 마음에 담아 두었었나 보다.

한 달 만에 서점에 갈 시간이 생겼을 때 국내수필 신간 메대에서 이 책이 눈에 들어와

'아참, 이 책 궁금했었지.' 생각하며 몇 장 뒤적거렸다.

 

마음이 무거워 그런 마음으로 버스를 타지 못할 것만 같아 몇 정거장 걷기로 했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어렸을 때부터 차를 갖고 다녀서, 내가 정기적으로 버스를 타고 어딘가엘 다닌 기억은 회사 출퇴근할 때 3~4년 정도.

하지만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 알 것만 같아서 곧장 책을 집어들고 서점 한 자리를 차지했다.

때마침 크리스마스 캐럴이 클래식 버전으로 흘러 나오고 있어

무거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써 내려간 누군가의 글을 읽기에 제법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sns가 세상을 장악한 이후,

감정 깊은 곳에 남아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엿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생각에

그다지 뛰어난 글솜씨가 아니어도 진심이 담긴 글을 보면 마음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첫사랑에, 엄마의 사랑에, 잠시 스쳐가는 사람들과의 인연에 마음을 쓰며 혼자 치유의 시간을 보내노라 다짐하며 써내려갔을

묵직한 마음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이 된 것은

나 역시 소심하고 뒤끝 있는, 이성보다 감성이 유독 활발한 성격이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도 말못하는, 혹은 누구에게든 쏟아낼 수 있는 무겁고도 가벼운 감정들을

이렇게 진중히 기록하며 하나하나 삭이고 지워나갔을 시간,

그러한 시간들을 차곡차곡 담은 글들이 점점 더 두터워질수록 점점 더 마음을 강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어 부럽기도 했다.

 

다시, 한 해를 보내는 계절.

올 한해 내 마음을 점령하고 나를 휘둘렀을 수많은 감정들과 이별할 시간이다.

올해가 나에게 작년보다 조금 더 아팠던 해였기에 아픈 이의 글에 좀 더 가까이 들어앉아 귀기울여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해보다 쓰라린 경험이 나를 후려치고 간 해였다.

 

며칠 전, 올해의 하루하루를 간단히 기록해 온 다이어리를 뒤적였다.

그래도, 그래도 많이 웃었고 행복했던 기억이 많아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저 '마음'이, 너무 가벼이 취급되거나 외면당하거나 뒤로 밀려나는 세상이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저 '마음'이 더 솔직하고도 명확하게, 진중하게 표현되고 전달되는 세상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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