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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공급 살인사건 소설로 읽는 경제학 1
마샬 제번스 지음, 형선호 옮김 / 북앤월드(EYE)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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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경제학자들이 썼다는 걸 너무 강조했길래 사실 추리적인 요소에 대한 기대는 접고서 책을 펼쳤다. 한 번 더 기대를 접게 한 것은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밋밋했던 것. 미국에서 날고 기는 작가들의 현란한 캐릭터에 익숙해져서, 이 별로 특이한 점이 없어 보이는 평범한 대학교수는 어째 재미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아예 기대를 접고 시작했기 때문일까? 자꾸만 경제학 법칙을 강조하는 게 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책 자체는 아주 재밌게 읽혔다. 살인이 있고, 또 살인이 있고. 알리바이가 있고. 엉뚱한 용의자가 있고, 혹은 없고... 반전이 좀 어설프고, 휴양지의 그림같은 배경 묘사가 어째 좀 부실하게 느껴지는 점은 있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소설이었다. 1권만 샀었는데, 바로 2권을 주문했다. 번역자부터 알라딘 서평까지, 다들 시리즈 3권 중에 2권이 가장 재미있다고 하니까.

추리소설은 쟝르소설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도 있지만, 아예 틀부터 유별난 것보다는, 갖출 것을 다 갖춘 상태에서 엑세서리로 '경제'라는 정도를 덧붙인 정도의 이런 소설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듯하다. 발동걸렸다. 한동안 또 추리소설을 읽어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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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미코미케
이탈로 칼비노 지음, 김운찬 옮김 / 열린책들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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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 달을 붙들고 있었던 것 같네요. 이야기가 토막토막 끊어지기 때문에 더 시간이 걸렸나봐요.

이야기는 아주 참신하고 재미있습니다. 굉장한 상상력을 발휘해 주죠. 우주가 막 생성될 당시 새로 생성되는 원자들로 구슬치기를 하는 두 친구의 이야기라든가... 예전에 달이 지구에 아주 가까이까지 내려왔을 때의 이야기... 달로 손을 뻗고 펄쩍 뛰어서 달의 표면에 손을 대었답니다. 그러면 달에 물구나무 서기한 것 같은 자세가 되고 다리를 내려서 달 위를 걸어다녔다는군요.

기발한 상상력의 재미라면 만족스럽습니다만, 워낙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중심이라 큰 줄기를 흘러가는 이야기적인 재미가 없다는 게 단점이죠.

이 책은 소설이지만, 평범한 구조의 소설은 아닙니다. 이런 책도 소설로 불러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뭐니뭐니해도 주인공이 인간이 아니고 또 계속 바뀌니까요. 물고기였다가 그냥 무슨 정신체였다가... 이야기마다 계속 실체가 바뀌니까, 사실 앉은 자리에서 훅 읽어버렸다간 머리속에서 뒤죽박죽되어버릴 거예요. 하루에 한 꼭지씩(한 편이라고 부르기엔 이야기스럽지가 못하군요) 읽어나가는 식으로... 천천히 차근차근, 충분히 재미를 만끽하며 읽어나가게 되더군요.

그러나 역시... 잘 안 읽히는 소설은 저에겐 마이너스 요소입니다. 소설은 우선 재미있고 잘 읽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별점이 조금 짜지네요. 어려운 소설에 거부감 없으신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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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 학교 보내기 살아있는 교육 9
박경진 그림, 주순중 글 / 보리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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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정말 여러가지로 조마조마하다. 우리 아이는 이제 입학한지 간신히 일주일이 되었는데, 그 일주일 동안 난 몸무게가 2키로나 줄었다. 챙길 것도 많고, 모르겠는 것도 많고, 항상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그래도 이 책을 읽어두었기에 막연한 불안감은 많이 가신 것 같다. 뭐가 뭔지 전혀 모르고 불안한 것과, 대충 이러저러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의 불안한 것은 다르니까.

우리 애는 너무 순해서 걱정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순한 아이는 아이들이 다 좋아하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다고 한다. 오히려 거친 아이들이 문제라는 것이다. 또, 아이들은 1학기 때 다르고 2학기 때 다르고, 계속 변한다는 말이 특히나 안심이 되었다. 지금은 어설퍼 보이는 우리 아이도, 자라면서 점점 야무져지지 않을까.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당장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불안해지는 것이다. 뭐 뾰죽한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은 아니지만, 불안감을 많이 해소하게 해주고, 더 아이를 믿게 해 주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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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밥해먹기
김혜경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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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가 적성에 맞는 사람들은 또 다르겠지만, 나같이 먹는 것에도 먹을 것을 만드는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요리란 참으로 신경 쓰이는 것이다. 바쁜 일이라도 좀 있고 나면 거의 두세 가지 반찬으로 일주일을 돌리고 있게 되니,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사진이 많은 요리책도 두어권 사봤지만, 그런 책들은 모양만 예쁠 뿐 손이 엄청나게 가고, 또... 솔직히 별로 맛있어보이지도 않아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첨보는 재료도 많고... 하다못해 아이들 간식용 책까지도 그 번거로움과 여러 가지 재료에 질려서 단 한 가지도 시도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파와 호박, 지난번에 쓰고 반 남은 양파를 모두 넣고, 남은 감자가 있으면 그것도 넣으세요' 식의 표현 때문인지, 요리라는 게 그냥 대충 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사실 요리가 무슨 예술 작품은 아니지 않는가. 맛있게 먹을 수 있으면 됐지. 그런데 다른 요리책들은 만드는 과정 자체에 중점을 두는 데 반해, 이 책은 만들기 전에 쉽게 준비하는 방법, 만들고 난 후의 먹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서, 요리하는 과정 전체를 좀 더 편안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 책에 따라 '남은 양념장'에 '시켜먹고 남은 프라이드 치킨'을 넣어 양념 통닭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왠지 좀 달아야 할 것 같아서 약간 손을 보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난 프라이드 치킨 남은 건 그냥 렌지에 데워먹는 방법밖에 몰랐었다. 그렇게 하면 참 맛이 없어서, 그냥 묵혔다가 상해서 버리기도 했다. 너무 무식했다고나 할까... 어쨌든, 일단 한 발을 떼니까 좀 더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이고, 전에는 고구마를 보면 삶고 찔 줄 밖에 몰랐는데 맛탕도 해 보고 싶고 조림도 해 보고 싶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런 일은 생전 처음 있는일이다.

결국,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철저한 재료 준비, 반 정도 해서 냉장고에 채워두기에 지면을 많이 할애함으로 해서, 재료를 보면 요리를 생각나게 해준다는 점이다. 김치를 보면 김치찌개를 하고 소세지는 볶기만 하고 샐러드는 마요네즈와 요플레밖에 모르던 나같은 초보자한테는 정말 무척이나 힘이 되는 책이다. 실제로 하나하나 쓸모가 있느냐를 따지면 30퍼센트 정도 쓸모가 있다고 답하겠지만, 어지간한 요리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용기를 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과감히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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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를 매니저로 활용하라
가와이 마사요시 지음, 강성두 옮김 / 미래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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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논문도 아니고,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고 있다. 다이어리 사용법에 대한 책인데, '많이 사용하면서 자꾸 생각해보고 좋은 방향으로 바꿔라'라고 얘기하고 있다. 메모 활용법도 마찬가지다. '빠짐없이 메모하고 자꾸 들여다보고 연관관계를 찾아내라' 라고 얘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너무 당연하고 빤한 얘기를 딱딱하고 재미없는 문체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메모할 용지에는 이러이러한 종류가 있으니 그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을 선택해서 써라, 라고 얘기한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책에서 얘기하는 다이어리와 메모의 사용법은 '자신에게 맞게 열심히 잘 개발해서 사용하라'라는 얘기다. 그걸 누가 모르나? 어떻게 해야 더 잘 개발해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책을 사보는 것 아닌가? 하여튼, 이 책으로는 전혀 자기관리나 매니저로 활용이 불가능하다. '다이어리를 잘 사용하면 시간 관리가 잘 되고 미래의 자신이 월등이 향상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느냔 말이다. 그런 소리만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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